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전국의 장애인부모단체회원등 500여명은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장애인교육현실을 폭로하며 장애인교육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전국의 장애학생 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장애인교육현실을 폭로하며 장애인교육권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전국의 장애인부모단체회원등 500여명은 장애인교육권연대 1주년인 15일 오후 2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 당사자로서 느끼는 장애인교육현실에 분노하며 치료교육교사의 확대배치와 유아 및 고등학교 교육기관 증설 등을 요구했다.

장마비가 쏟아져 내리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국 13개 장애인부모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장애인 교육 무상화와 국가 책임주의를 규정한 특수교육진흥법이 개정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장애학생들의 교육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번도 보장받지 못했다"며 "특수교육적 지원이 없어 장애어린이들이 유치원과 초등학교 취학을 포기하고, 장애학생들이 중등과정 중퇴와 전학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장애인 교육현실을 비판했다.

이와 관련 2003 특수교육 실태조사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특수학급은 3199개, 중학교 특수학급은 601개, 고등학교 특수학급은 187개로 나타나 상급학교로 갈수록 장애학생이 통합교육 관점에서 교육받을 수 있는 특수교육기관이 매우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이에 부모단체들은 "학령기 장애아동 4명중 3명은 여전히 교육기회에서 배제되고, 취학중인 장애학생들 역시 온갖 교육차별, 교육방치 속에서 하루하루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학부모들과 교사들에게만 고통을 전가시키고 있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생명과도 같은 교육의 권리가 침해당하고 있는데, 어찌 우리 부모들이 목숨을 걸지 않을 수 있겠느냐"고 분노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부모단체 회원 외에도 전국의 특수교육과에 재학중인 예비특수교사들이 함께해 장애인교육예산 6% 확보등을 요구했다. <에이블뉴스>

이 날 장애인교육권보장을 위해 지난 5일부터 11일째 국가인권위에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남장애인부모회 윤종술 회장은 연대사를 통해 "특수교육 5개년 계획은 그럴듯하게 잘 짜여져 참고 기다리면 마치 다 해줄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교육기관이 없어 당장 방치되고 있는 아이들은 어디 가서 교육받으라는 것이냐"며 "이제는 장애인교육당사자인 부모가 스스로 나서서 장애인 교육예산 6% 확보와 치료교육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모두사랑대전통합교육부모회 오용균 회장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장애인 교육예산 지금 당장 100%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교육예산에서 단 6%를 해달라는 것"이라면서 "그러한 요구에도 대답하지 않고 정책만 논할 뿐 결과를 낼 수 없는 그들에게 우리는 좌절하지 않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서 오 회장은 "예산확보 문제 뿐 아니라 각 시도별로 교육 담당자들이 교육예산을 엉터리로 짜기 때문에 장애인교육이 이렇게 방치되고 있는 것"이라며 "그 시작인 교육부부터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부모들은 비가 많이 내리는 가운데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장애인교육권 보장을 소리높여 외쳤다. <에이블뉴스>

또한 윤종술 회장과 함께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은 "단식농성을 진행하자 교육부 관계자들과 평소에는 관심도 없었던 국회의원들이 찾아와 장애학생 교육 중요하지만 두 선생님의 인권도 중요하다며 단식농성 풀어달라고 한다"며 "학교가 없어서 교육받지 못하는 장애학생들에게 학교를 만들어 달라는 최소한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인권을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끝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멀리 창원에서 올라온 특수학교에 재학중인 아들을 둔 경남장애인부모회 소속 한 학부모는 "특수학교에서 치료교육을 하고 있지만 언어치료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중학교 1학년인 아들에게는 별로 소용이 없다"며 "중등학생들을 위한 재활치료 등의 치료교육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초등학교 3학년 통합학급에 재학중인 아들을 둔 서울통합교육부모회 소속 학부모는 특수교육보조원 배치가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어머니는 "아이가 비교적 경증인 정신지체 3급이기 때문에 수업 중 보조원혜택도 받기 힘들다"며 "또 보조원만 같이 따라간다면 충분히 가능한 수련회에 보내고 싶어도 학교측에서 일방적으로 오지 말라고 거부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지난 1일 부산을 시작으로 '장애인 교육권, 노동권 보장 농아인대학생 국토대장정'을 펼치고 있는 한국농아인대학생연합이 서울에 도착하는 오는 20일 농아인대학생연합과 결합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해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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