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활복지대 김형식 학장은 신문에 사진이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사진은 그의 집무실 입구. <에이블뉴스>

“집단행동에 방어할 수 있는 한 개인의 힘은 약하다. 우리 사회에서 민원의 대상, 퇴진의 대상이 된 사람은 희생자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희생자에 대한 배려가 약하다. 민원, 퇴진 등에는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지난 21일 오후 그의 집무실에서 기자와 만난 한국재활복지대 김형식 학장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신임교수 임용비리, 퇴진운동 등의 문제와 관련해 “나는 희생자”라고 말했다. 특히 김 학장은 “나는 파렴치하거나 부도덕한 사람이 아니다. 행정상 미숙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인간적으로 매장당해서는 안된다. 나는 인간으로서의 명예를 되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약 40분간 진행된 기자와의 인터뷰 내내 착잡한 표정이었다. 특히 파벌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그런 얘기는 안했으면 좋겠다”라며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한편 김 학장은 최근 보직 교수들을 IT계열 교수들로 임명한 것과 관련 인문사회 계열 교수들의 반발에 대해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에게 협조를 기대할 수 없었다”라는 솔직한 대답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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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학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교수들의 퇴진건의문을 보았나?

“아직 보지 못했다. 어디서 찾을 수 있나?”

▲지난 교육부 감사에서 많은 지적을 받았다. 학장님과 연관된 것들도 다수 있었다.

“감사에 대한 이의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감사에 대한 나에게 주어진 소명기회를 통해서 얘기할 것이다.”

▲이의신청을 한 것은 이번 감사에 대한 책임이 없다는 것을 변론하기 위한 것인가?

“감사와 관련해서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질 부분도 있고, 전혀 책임이 없는 부분도 있다고 본다.”

▲이의신청 자료를 볼 수 있나?

“아직 소명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론에 먼저 공개할 수 없다.”

▲IT계열 교수와 인문사회계열 교수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얘기는 안했으면 좋겠다.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갈등이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의 궁극적인 목적은 임기를 잘 끝내고 가고 싶은 것이다. 신문에 나면 꼭 큰 싸움이 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이러한 표현이 적당할지 모르겠는데 패러다임의 갈등이라고 본다. 통합교육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철학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방법적인 면에서 학자로서 견해를 달리할 수 있다.”

▲지난 11일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이 학장실을 찾았다. 이날 보직교수 인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 퇴진건의문이 작성된 것을 알고 있다.

“감사를 받았으면 감사를 받을 만한 일이 있어서 감사를 받은 것이다. 보직 교수들은 책임감을 느껴야했다. 그래서 보직교수들을 경질한 것이다. 인사권은 학장의 고유권한이다. 학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 문제에 대해 교수들이 도전한다든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 기관장이 어떻게 일을 하나! 교수들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이런 식으로 말을 하는 것은 안 된다.”

▲학교에 부임한지 6개월 미만의 교수들이 보직 교수에 임명된 것에 대한 비판이 있는데.

“학칙에 따라서 직급에 따라서 조치를 취했다. 전직 대학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학이 크지 않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이번에 새로 임명한 보직 교수들이 IT계열 교수들로 채워졌는데,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하다. 왜 그렇게 조치했나?

“솔직히 말해서 인문사회계열 교수들을 임명하면 협조를 기대할 수 없었다. 내가 필요한 지원을 받기가 어려울 것 같았다.”

▲퇴진건의문을 제출한 교수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두 끌어안고 가야하지 않겠나?

“물론이다. 나는 그분들의 입장을 이해한다. 내가 그분들의 입장을 이해하듯이 저에 대한 입장도 이해해 주시고, 따라 달라고 말하고 싶다.”

▲오는 25일 개강을 하는데, 이번 사태가 학생들의 교육권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조직 내의 갈등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30년 후에 대학이 없어지면 좋겠다라고 한 말 때문에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우리 대학이 하는 통합교육을 모방해서 다른 대학으로 확산됐으면 좋겠다. 그러한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기사에 꼭 들어갔으면 하는 말이 있나?

“집단행동에 방어할 수 있는 한 개인의 힘은 약하다. 우리 사회에서 민원의 대상, 퇴진의 대상이 된 사람은 희생자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희생자에 대한 배려가 약하다. 민원, 퇴진 등에는 양면성이 있는 것이다.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나는 파렴치하거나 부도덕한 사람이 아니다. 행정상 미숙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인간적으로 매장당해서는 안된다. 나는 인간으로서의 명예를 되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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