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파카라 선생님과 PVC팀. ⓒ제민희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2017년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VC팀이 지난 8월 4일부터 12일까지 ‘나도 동네 친구와 집 근처 학교에 다니고 싶다(통합교육)’을 주제로 핀란드 연수에 나섰다. PVC(4-Paired Vision Challengers)는 ‘시각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청년 4명이 짝을 이루어 시각장애(Visually Impaired Person)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서로를 보완하며 비전(Vision)을 찾아 이루어 나아가겠다(Challenger)’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연수 내용을 연재한다.

PVC팀은 연수 기간 중 '뽀로라흐덴학교(Porolahti School)'에 방문하여 초등학교 특수교사인 리카 파카라(Riikka Pahkala) 선생님을 만났다.

이 학교는 2명의 특수교사가 있고 1명의 보조교사와 함께 전문 영역의 수업을 진행한다. 언어적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경우 언어치료사가 방과 후에 방문하여 치료하고, 학습에 동기 유발이 되지 않은 학생은 난이도가 쉬운 교재를 사용해 정규 수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특별지원을 받는 학생은 6개월에 한 번씩 목표를 갱신하며, 여러 전문가들이 800명의 학생들과 정기적으로 미팅을 한다.

특수교사는 여러 명의 일반교사와 면담을 하면서 학생이 어려워하는 내용을 파악하고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 수업을 진행한다.

학교 상담사, 보건교사, 사회복지사, 일반교사가 참여하는 면담이 보통 1주일에 1번씩 열리는 것을 보면서 학교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 명의 낙오자도 만들지 않는 교육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한다면 정말 든든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뷰중인 PVC팀. ⓒ제민희

리카 파카라 선생님은 원래 일반교사였다가 학습 부진 학생들을 도와주고 싶어 특수교육을 공부했다. 그런데 그녀는 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핀란드에서 시각장애 학생은 대부분 일반교육과정에 통합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녀는 이런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 대신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학습이 어려운 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고 했다.

핀란드에서는 학생의 특별지원을 결정하는 요소는 장애만이 아니다. 어떤 이유로든 정규 수업만으로 학업적 성취가 어려운 학생은 모두 특별 지원 수업(Special needs class)을 받게 된다.

이곳에서도 장애가 심한 학생들은 특수학교에 다닌다. 그런데 일반학교로 배정되는 특수교사와 특수학교로 배정되는 특수교사는 배우는 내용이 조금 달랐다.

일반학교에 있는 특수교사는 공통 과목만 배우지만, 특수학교의 교사가 되려면 특정 장애 영역을 선택해 심화 수업을 추가로 듣는다. 공통과목은 단계적 지원을 받는 학생을 위한 것이고, 심화 수업이 장애 학생을 위한 것이다.

즉, 우리가 지금까지 특수교육이라고 정의했던 장애 학생 교육은 후자의 교사들이 맡고 있었다. 질문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시스템이라면 두 교사들 서로 간의 학교 이동은 없을 것이다. 전문성 측면에서도 이런 방식이 같은 공부를 하고 특수학급과 특수학교를 여러 차례 이동하는 것보다 우수하리라 본다.

개별학습 지원이 필요한 특별지원 단계에 있는 학생들이 리카파카라 선생님과 수업하는 교실. 다양한 학습 매체와 수정된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제민희

학생이나 학부모의 인식도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었다. 특별지원을 받으면 다른 학생들보다 떨어진다는 열등감이 생길 만한데, 창피해하기보다는 필요한 교육이라면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자녀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우선한다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물론 학생 개인에게 적절한 환경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교사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통합교육의 성패는 일반교사가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일반교사가 학생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지느냐에 따라 성공적으로 적응하기도 하고 물리적 통합에만 그치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우리는 담임교사가 특수학급에 있는 학생들을 ‘내 아이’로 대하지 않고 특수교사에게만 맡겨버려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접했다. 지금 당장 많은 전문가가 협력하기는 힘들더라도 일반교사와 특수교사만큼은 장애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았으면 한다. 나아가 심리상담사, 보건교사, 사회복지사 등이 학교에 근무하고 개인에게 맞는 교육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은 언젠가는 구축되어야 할 시스템이다.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VC팀의 제민희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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