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연합회에 방문한 PVC팀. ⓒ제민희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2017년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VC팀이 지난 8월 4일부터 12일까지 ‘나도 동네 친구와 집 근처 학교에 다니고 싶다(통합교육)’을 주제로 핀란드 연수에 나섰다. PVC(4-Paired Vision Challengers)는 ‘시각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청년 4명이 짝을 이루어 시각장애(Visually Impaired Person)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서로를 보완하며 비전(Vision)을 찾아 이루어 나아가겠다(Challenger)’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연수 내용을 연재한다.

PVC팀은 연수 기간 중 'Finnish Federation of the Visually Impaired(핀란드시각장애인연합회)'에 방문했다.

장애인 복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 가정에 장애인이 태어난다면 겪게 되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의 하나가 정보 부족인데, 어떤 혜택이 있는지, 어디에서 재활 또는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와 같은 정보는 고스란히 부모가 찾아다녀야만 한다.

핀란드의 병원에는 재활전문팀이 있어 장애 판정을 받은 사람에게 적합한 기관을 소개해준다. 정보 부족으로 시간을 낭비하다가 조기 중재의 시기를 놓쳐버리기 일쑤인 상황에서, 이런 제도가 활성화되면 장애인 가족의 방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핀란드에서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케일(시각장애인용 보행지팡이). ⓒ제민희

시각의 정도에 따라서 재활의 정도는 다르다. 시각장애인들이 점점 성장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점자와 보행을 들 수 있다. 시각장애 학생의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점자와 보행의 체계적인 교육은 필수적이다.

점자와 보행 교육의 일정은 핀란드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닷새를 머물면서 교육을 받고 2개월 후에 다시 닷새 동안 방문하고, 다시 2개월 후 방문하는 일정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닷새 주기로 3번 방문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렇게 되면 연속성이 생기게 된다. 가족들은 집으로 돌아간 후, 2달 동안 배운 것을 실행해보고 다시 방문하게 되는 것이다. 즉, 5일이라는 기간을 정해 놓고 그 안에서 기능 향상을 꾀한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 보내는 2달인데, 스스로 연습하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기술 습득만이 아니라 생활에서 적용하는 법까지 함께 배우는 것이다.

아이들이 기본적인 지팡이 사용법을 익히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기관과 가족이 함께 참여를 한다는 점은 대학생이 될 때까지도 독립보행이 어려운 다수의 한국 시각장애인과 비교해 볼 때 꼭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보행교육판을 만져보는 박지혜팀원과 안제영 팀원. ⓒ제민희

이동교육을 위해 마련된 도구를 만져보는 김지선 팀원. ⓒ제민희

시각장애인 자녀와 가족들이 머물며 보행 및 점자교육을 비롯한 일상생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된 생활실. ⓒ제민희

재활 과정은 기능 습득보다 이해와 동기부여가 선행되도록 진행하고 있었다. 시력 검사를 할 때에도 게임을 통해 접근하고 실물 모형으로 형태를 먼저 익힌 후 실시하는 등 아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 보행을 왜 배워야 하는지 먼저 알게 하는 동기부여의 과정을 거치는데, 수업을 참관하지 않아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핀란드 교육 전반에 적용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학생의 나이, 성격, 흥미, 강점과 약점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맞게 교육과정을 구성하는 것이 바로 개별화교육프로그램(IEP)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다수 재활 프로그램의 목표는 횟수나 기간을 정하고 그 안에 모든 기능을 마스터하는 것이다.

두 나라를 비교하자면, 우리나라는 기능 중심 접근, 핀란드는 이해 중심 접근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전자의 방식은 단기간에 기술을 습득할 수 있지만 실전에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교육이 끝난 후 잊어버리는 일이 많아 효과가 반감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반면, 후자의 방식은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머릿속에 오래 남고 실제로 적용하기 용이하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위에서 설명했던 핀란드의 재활 훈련 방식은 우리의 교육 현장에도 시사 하는 바가 크다. 확실하게 동기를 부여함은 물론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수업을 해야 단기간의 성취를 넘어 오랫동안 남는 지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복지관이나 연합회에서도 장애 아동들을 위한 교육 및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원활한 통합교육을 위해서는 지금 보다 더 장애인복지관이나 연합회와 같이 학교가 아닌 기관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확대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VC팀의 제민희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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