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에 도착한 ‘2017년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VC팀. ⓒ제민희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주관하는 ‘2017년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VC팀이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나도 동네 친구와 집 근처 학교에 다니고 싶다(통합교육)’을 주제로 핀란드 연수에 나섰다. PVC(4-Paired Vision Challengers)는 ‘시각장애인 4명과 비장애인 청년 4명이 짝을 이루어 시각장애(Visually Impaired Person)라는 틀에 갇히지 않고 서로를 보완하며 비전(Vision)을 찾아 이루어 나아가겠다(Challenger)’는 의지가 담겨 있다. 연수 내용을 연재한다.

PVC팀은 지난 5일 헬싱키역(Helsinki Railway Station )에서 시각장애인 Johanna를 만났다. 안내견과 함께 나온 Johanna는 근처에 있는 카페로 PVC팀을 안내했다.

Johanna가 안내한 카페까지는 지하상가를 지나 2층으로 올라가야 하는 쇼핑몰로 진입해야 했다. 주말이라 많은 인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빠른 걸음으로 거침없이 걸어갔다.

Johanna의 걸음에는 당당함이 느껴졌고, 목소리 역시 자신감이 가득 찬 것 같았다. 우리는 그녀의 당찬 모습에 핀란드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당사자로서 경험한 통합교육은 어떤 의미일지 매우 기대됐다.

‘만약 내가 특수학교에 다녔다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Johanna는 특수교육기관이 아닌 일반 학교에 다녔던 자신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볼 때, 분리교육이 아닌 통합교육을 받은 것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값진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분리된 교육환경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사회적 관계 맺음의 제한’을 들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장애인 홀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또래들과 함께 지내며 얻을 수 있는 교육적 자원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반학교에 다니게 된 것은 비록 부모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지만, 자신에게 장애자녀가 있다면 그녀 역시 통합학교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지난 5일 핀란드에서 시각장애인 Johanna와 인터뷰 후. ⓒ제민희

“정부가 많은 것을 해 주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어요.”

Johanna에 의하면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핀란드 사회는 장애인들에게 직업적 선택의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려 하기 보다는 정부차원에서 제공하는 연금의 수혜자 정도로만 생각했었다고 한다.

장애인에게 직업교육을 제공하거나, 장애인들을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하기 보다는 정해진 연금을 주고, 만족하며 살도록 했다.

현재의 핀란드 정부는 직업을 갖고 살길 원하는지 혹은 연금을 받고 살길 원하는지 장애인 당사자가 선택하도록 기회를 준다. 하지만 핀란드의 장애인 인구는 총 인구의 10%정도이며 이중 80% 정도가 재가장애인으로 약 20%만이 직업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이러한 선택의 기회가 장애인의 직업을 보장하지는 않음을 시사한다.

한국사회와 마찬가지로 핀란드 역시 취업난은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 왔으며, 장애인보다는 비장애인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경영계의 선택은 장애인들의 취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지런히 배우고, 어떤 일이든 하기 위해 노력하죠."

Johanna는 장애인 취업이 어려운 만큼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 왔다고 한다. Energy Healing,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을 배우며 직업적 기술을 갖기 위해 애썼고, 그 노력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정부차원의 직업교육도 있지만, 한정적이고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Johanna와의 만남은 사회서비스의 제공자가 아닌 핀란드 교육이 만들어낸 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국의 통합교육 역시 많은 변화를 거쳐 왔고, 통합교육에 대한 찬반논쟁도 여전히 난무하다.

PVC팀은 통합교육이 더 이상 권리와 의무 사이에서 논의될 사안이 아닌 사회적 변화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교육의 당위성과 분위기 속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수교육이든 통합교육이든 모든 교육은 목표 지향적이기에 장애인 당사자의 삶이 행복해 질 수 있기 위한 노력은 모두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2017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PVC팀의 제민희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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