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김성태 의원을 제소한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등 기자회견 모습.ⓒ에이블뉴스DB

“보기 싫고 닿기 싫다고 여기지 말아주십시오. 우리 아이들을 밀쳐내지 말아주십시오. 기피하고 혐오하는 순간 우리 아이들은 꺾이고 짓밟힌 꽃이 됩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서울지부, 서울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가 28일 강서구 특수학교 건립을 막고 있는 지역주민, 김성태 의원을 상대로 피끓는 심정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현재 강서구에는 특수학교가 단 1개교도 없어 인근 구에 위치한 특수학교로 통학하기 위해 매일 같이 편도 1시간이 넘는 거리를 통학하고 있다. 부모들의 요구에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4월 특수학교 3곳을 짓겠다고 발표, 지난 8월말 행정예고까지 했지만, 김성태 의원이 ‘구민 동의’를 운운하며 특수학교 대신 한방의료원을 설립하겠다고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부모단체들은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교육권을 지켜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으며,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위원회의 특수학교 건립 심사결과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 속 최근 김 의원실이 교육부와 장애인부모단체간 3자 간담회를 제의했지만 한 정치인이 지역주민들에게도 같은 날 ‘국립한방병원 건립 주민공청회에 참석해달라’는 개별문자를 보내며 지역주민 공청회로 둔갑시켰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지금 가슴이 타들어가는 무참한 심정이다. 주민 반대가 있다해 학수고대하고 있는 특수학교 설립 추진이 늦춰지고 있으며, 지역구 국회의원 또한 여론을 호도하면서 반대에 나서고 있는 기막힌 현실을 보고 있다”며 “번번이 이유 없는 편견에 부딪칠 때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어 억장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진초등학교 부지는 학교 부지다. 공진초등학교였을 때는 괜찮았다가 우리 아이들이 가는 학교가 되면 갑자기 기피시설, 혐오시설이 되는 것이냐. 우리 아이들이 환경을 오염시키기라도 하는거냐”며 “반대하는 이유는 실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눈에 띄는 게 그저 싫은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한 “저희에게 서너명 오라고 해놓고는, 그것을 한방병원 건립을 위한 지역주민 공청회로 둔갑시켰다. 이 자리에 저희가 어떻게 참석할 수 있겠냐”며 “일반학생에게도 학교란 소중한 곳이겠지만,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학교란 더더욱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장소다. 특수학교를 장애학생들에게 돌려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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