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성일중학교에서 '발달장애학생 직업훈련센터 설립'을 위한 제6차 주민설명회가 열렸지만 일부 주민들이 격렬히 반발, 30분 만에 무산됐다. ⓒ에이블뉴스

발달장애학생 직업훈련센터(가칭 서울커리어월드) 설립을 위한 제6차 주민설명회가 2일 성일중학교에서 열렸지만, 지역주민들의 극심한 반발로 30분 만에 무산됐다.

“여기 설명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라며 등장한 100여명의 주민들은 어린 아이들을 대동한 채 각종 인권 침해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촌극을 펼쳤다.

커리어월드는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서울시교육청, 장애인공단이 공동으로 설립, 운영하는 발달장애학생 직업훈련센터다. 성일중학교의 유휴시설을 개조해 총 14개의 직업체험실습실과 4개의 테마존으로 탈바꿈 될 예정이다.

현실은 일부 주민들이 발달장애인의 문제행동에 따른 마찰 우려, 교통 혼잡 등의 이유로 반대하고 나서 설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 장애인공단은 커리어월드 건립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고자 지난 7월 20일 1차 사업설명회를 시작으로 8월 20일 2차 사업설명회, 9월 10일 3차 사업설명회, 10월 6일 4차 주민간담회, 10월 20일 주민간담회 등 총 5차례의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계속되는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지난 10월4일, 11일 등 공사재개 날짜만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커리어월드 설립을 위해 책정된 서울시교육청, 장애인공단 예산은 연말까지 집행되지 않으면 불용되기 때문에 조속한 시일 내에 공사가 재개되지 않으면 설립에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시교육청은 일부 주민이 제기하고 있는 성일중학교 학생의 안전, 교통량 증가 등 오해 문제들에 대한 설명을 담은 홍보물과 주민설명회 개최 안내문을 인근 아파트와 빌라 개별 가구별로 배포했다.

또 발달장애학생과 직업훈련기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베어베터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 현장 투어를 지난 10월29일, 30일 양일간 실시했으며, 총 47명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 의견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투어 버스 앞에서 반대 시위를 펼쳤으며, 자신들의 반대 의견을 피력하기 위한 주민설명회 전단지를 별도로 600여장을 배포했다. 지난 1일 조희연 교육감이 자리했지만 반대에 대한 강력한 의사만 전달한 채 합의점을 찾지 못 했다.

“여기 설명 들으러 온 것이 아니다!”, “결사 반대!”를 외치며 설립 반대 플랜카드와 띠를 맨 100여명의 주민들은 어린아이와 학생들까지 대동한 채 반대를 외쳤다. “주민 설명회가 시작되겠습니다”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사회에도 “들으러 온 것 아니다!”, “필요 없다”를 외치며 확성기를 든 채 반대 시위를 펼쳤다.

일부 주민이 내건 '발달장애학생 직업훈련센터' 설립 반대 현수막. ⓒ에이블뉴스

“장애우는 혐오하지 않습니다! 다만 학교 내에 장애인시설을 건립하는 것은 반대합니다!”, “중학교는 중학생을 위한 교육기관입니다!”, “여기에 설치하지 마십시오!”, “자식들 여기 학교 안 다닌다고 그따구로 행동해?”, “성일중학교 교장은 물러가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시교육청의 당부는 그들을 더욱 흥분시킬 뿐이었다. “왜 우리아이들이 감당해야 하냐! 아직 중학생 밖에 안됐다”, “너희는 못 사는 동네 사니까 그냥 당해라 이거 아니냐!!”며 일방적으로 피력했다.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 지금 말씀하시는 게 장애인혐오다 ”묵묵히 자리에 앉아있던 장애인부모들이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

“제기동 주민여러분 제발 좀 도와주십시오!” 급기야 20여명의 장애부모들이 오열하며 무릎 꿇자, 주민들은 “우리도 피해자다! 우리도 좀 도와 달라!”며 함께 무릎을 꿇었다.

“장애인직업센터는 싫다!!” 연신 외치는 주민들에 부모들은 가슴만 칠뿐이었다. 반대 주민들 사이로 금배지를 찬 지역 구의원은 “왜 여기를 꼭 주장해!!”라며 주민들의 박수를 받는 촌극까지 펼쳐졌다. 오열하던 한 부모는 결국 실신하기까지 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30여분 만에 설명회는 무산됐다. 주민들은 실신하고 오열하는 부모들을 뒤로 한 채 설명회장으로 나가버리고 교문 앞에서 현수막을 통한 침묵시위를 해나갔다. 결사반대 띠를 두르고, 맨 앞에서 피켓을 든 어린아이들도 함께였다.

시교육청 염유민 장학관은 “저번 주민설명회때 오후7시에 했더니 나갈 때 차 문을 두드리고 위험을 느껴서 오후4시로 변경해 진행했다. 중학교를 빌려서 설명회를 하기 때문에 학교가 마치는 5시에 끝나야 맞는 것”이라며 “지금으로써는 설명회는 더 이상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김남연 대표는 “더 이상 설명회는 이뤄질 수 없을 것 같다. 부모들로써는 시교육청의 공사 강행을 촉구할 수 밖에 없다”며 “11월을 넘기지 않도록 빨리 공사가 시작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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