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엔젤머신으로 불리는 아프리카 전용 휠체어. ⓒMIT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에게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이나 완만하지 않은 도로의 턱과 경사를 지나가는 것은 이만저만 불편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와 같이 포장된 도로를 쉽게 찾아보기 힘든 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인들에게 휠체어를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신발을 신지 않은 채 맨발로 생활하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지금껏 국제 봉사단체 등에서 휠체어를 무료로 기증해 왔지만 자갈과 진흙이 가득한 아프리카 땅에서는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직접 아프리카 주민들을 대상으로 휠체어 기능을 평가하고 있는 모습. ⓒMIT

그런데 이들을 위해서 미국 MIT 대학 학생들이 새로운 휠체어를 개발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거칠고 진흙이 잔뜩 쌓여있는 도로에서도 사용가능한 이 휠체어는 장거리 뿐만 아니라 언덕을 올라가는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기존의 휠체어 보다 5kg 정도 더 무겁다는 단점이 있지만 제작 비용 대비 효율성 면에서는 기존의 휠체어보다 뛰어나다.

두개의 긴 장대를 장착한 이 휠체어는 흔히 자전거에 사용되는 패달과 체인의 기능을 적용시켜서 바퀴의 회전률을 높이고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의 힘을 덜 들일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MIT(메사추세스공대)에서 휠체어 디자인 수업을 듣던 공대생들은 한 국제복지단체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서 이번 휠체어 개발을 진행하였고 아프리카 현지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이 디자인 한 휠체어의 효용성 평가 및 사용자 중심사례연구를 별도로 진행하여 아프리카 현지 주민들의 만족도를 더 높일 수 있도록 기능을 보완해 가는 중이다.

아프리카의 지형적 특성과 주민들의 욕구에 맞게 제품 개발을 진행중인 MIT 학생들. ⓒMIT

이 휠체어는 미국 내 휠체어 개발 업체에서 하루 500대에서 1,000대까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으로 2011년부터 유엔 등 세계보건기구의 지원을 받아 아프리카, 남미 등 개발도상국에 지원될 예정이다.

현지 주민들에게 휠체어 사용 방법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MIT 공대생. ⓒMIT

*정봉근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의과대학에서 작업치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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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근 칼럼니스트 현재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에 있으며 작업치료사, 보조공학사로서 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개발, 연구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장애인의 일상생활 변화와 이와 연관된 첨단기술을 장애학 관점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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