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민주노총 공공연맹 전국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지부는 노동부 양승주 고용평등국장과 만나 적법 절차에 따라 이사장 인사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신임 이사장 선출과정에서 노동부가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연맹 전국연구전문노동조합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지부는 지난 2003년 12월 31일 제정돼 지난 4월 1일부터 시행되는 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이하 정산법)에 따라 장애인공단 이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가 이 법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공공연맹 박용석 부위원장, 장애인공단노조 송형범 지부장 등을 비롯한 총 8명의 인사들은 지난 4일 노동부를 항의 방문해 노동부 양승주 고용평등국장, 나영돈 장애인고용과장을 만나 노동부가 법에 따라 이사장 선임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촉구했다. 애초 이들은 노동부 총무과장을 만나려했으나, 총무과장은 다른 일정으로 자리에 없었다.

장애인공단 이사장 직위는 노동부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노동부는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모집을 통해 이사장 후보를 찾고 있다. 노동부는 3~5명의 후보를 선발할 방침으로 지난 4월 7일 이사장 후보 모집공고를 내고, 후보자를 모집했으며 기관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있다.

정산법에 따르면 정부산하기관의 장은 공개모집을 원칙으로 하며,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기관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해야한다. 특히 기관장추천위원회의 위원 선임은 정부산하기관의 이사회, 즉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회에서 해야 하며, 민간위원의 경우, 법조계·경제계·언론계·학계 및 노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선임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공공연맹 박용석 부위원장은 양승주 고용평등국장 등과의 면담자리에서 “기관장추천위원회 위원 선임은 정산법에 따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회에서 선임해야함에도 불구하고 법을 지켜야할 노동부가 이를 위반하고 있다”고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박 부위원장은 “정산법은 낙하산 인사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로 개혁 법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 법에 따라서 노동부가 인사절차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구태의연한 낙하산 인사를 진행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양승주 고용평등국장은 “장애인공단 이사장 인사문제는 노동부 총무과 업무다. 그렇지만 정산법에 따라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겠다. 총무과에 여러분들의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4일 노동부 총무과에 따르면 기관장추천위원회 위원 선임은 거의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노동부 총무과는 위원 선임과정에서 정산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으며, 그동안 기관장 인사에서 적용해왔던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운영 쇄신지침에 따라 관련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회도 지난 4월 28일 이사회를 열었지만, 기관장추천위원회와 관련한 논의는 전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노동부 총무과 관계자는 “장애인공단 이사장 공개모집은 법이 발효되기 전부터 진행됐으며, 특히 지난 4월 22일 법 적용 정부산하기관에 대한 고시가 나왔기 때문에 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장애인공단노조 송형범 지부장은 “장애인공단보다 먼저 기관장 인사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지적공사도 정산법에 따라서 진행하고 있는데 노동부가 법을 준수하지 않는다는 것은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지난 3월 7일 사장 모집공고를 낸 대한지적공사의 경우 정산법을 준수해 이사회를 통해서 기관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총 5번의 회의를 거쳐 사장 후보에 대해 제청을 해놓은 상황이다. 대한지적공사 경영전략팀 김재학 차장은 “정산법이 지난해 말로 통과됐기 때문에 법 정신을 준용해서 인사절차를 진행시켰다”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노총 공공연맹측은 노동부가 정산법에 따라 인사절차를 진행하지 않을 시에는 기관장추천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등 법적 대응할 방침으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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