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못 벗어나는 신세, 그마저 위태롭다. 활동지원사의 임금 법으로 보장하라’ 피켓을 든 기자회견 참가자.ⓒ에이블뉴스DB

불법적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북 영주의 A장애인활동지원기관이 노조의 문제제기로 결국 지자체의 시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지원사노조)에 따르면, 지원사노조는 지난 6월 초 영주시의 노동자에게 근로계약서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 내용은 A기관이 2020년에 작성한 근로계약서가 2019년에 비해서 임금이 적다는 것과, 일자리안정자금을 받고 있는데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

A기관 2019년과 2020년 근로계약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지원사노조가 살펴본 결과, 실제 A기관의 근로계약서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었다.

올해 작성한 근로계약서 야간 및 주말 급여가 1만2950원으로, 지난해 1만4550원보다 적었고, 주휴수당과 연차미사용수당을 모두 포함하도록 포괄시급 계약을 작성하고 있는 것. 이는 근로기준법상 최저기준에 미달하고 있는 불법한 계약서다.

특히 2020년 야간 및 주말수당은 활동지원사의 노동시간이 개별적으로 발생하므로 소정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것을 무시하고 있었다.

근로기준법 제3조는 “이 법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은 최저기준이므로 근로관계당사자는 이 기준을 이유로 근로조건을 낮출 수 없다”고 함으로써 근로조건 저하금지의 원칙을 정하고 있다.

정부는 2019년에 비해 2020년 야간·주말수가를 810원이나 더 지급하고 있는데도 A기관은 근로조건을 현저히 저하시키고 있던 것.

또한 A기관은 복지부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지침 속 ‘사업비 중 종사자 인건비 지출: 활동지원기관은 지급된 급여비용으로 활동지원사에게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에 따른 임금을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배하고 있었다.

지원사노조는 “근로기준법을 위배하는 것은 장애인활동지원 지침을 위반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면서 “A기관은 연차수당 미지급 등 체불임금 사실이 눈에 보이고 있는데도 이를 개선하지도 않은 채 일자리안정자금을 받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원사노조는 영주시에 A기관의 불법 근로계약서 문제를 알리고, 장애인활동지원 사업비를 복지부 지침에 정한 임금과 처우개선 규정을 수행하는데 사용하도록 지도감독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후 영주시는 A기관이 임금지급에서 노동법 위반이 있는지 노동청에 문의를 한 결과, 위반사실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고, 기관이 위반사항을 시정토록 조치했다고 최근 노조 측에 알려왔다.

영주시 조치완료 사항.ⓒ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구체적으로 시는 ▲전체 활동지원사 2020년 근로계약서 재작성(8월 1일) ▲야간 및 휴일수당 미지급분 211건, 665만4690원 지급(8월 11일) ▲연차수당 미지급분 406건, 2765만8500원 지급(8월 13일) 등을 조치완료 했다고 전했다.

지원사노조는 “조치 결과는 A기관의 위반내용 중 2020년 1월부터 미지급한 임금을 소급적용한 것으로 체불임금의 일부지급에 해당한다. 기관의 체불금품 지급이 부분적으로만 시행된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이와는 별개로 영주시가 활동지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권리를 회복하도록 힘써 준 것에 대해서는 감사를 전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또한 “조사결과를 전달받은 후 A기관이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지원사들을 대상으로 탐문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했을 경우 가장 먼저 찾아가야 할 곳이 노동부다. 그런데도 영주시의 활동지원사들은 지역이 좁고 신분이 노출될 경우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신분이 드러나는 노동청 진정을 하지 못했다. 진실을 밝히는데도 생계를 걸어야 한다면 이는 영주시, 혹은 대한민국이 노동인권에 대해 얼마나 후진적인가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원사노조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낸 노동자의 신변에 불이익한 상황이 발생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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