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개발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17년 장애인일자리사업 종합평가 연구 토론회’를 개최했다.ⓒ에이블뉴스

취업취약계층인 장애인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장애인일자리사업’이 10년째를 맞았지만, 업무가 편하고, 일반 고용시장으로의 진출 두려움으로 참여자 절반이 취업시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17년 장애인일자리사업 종합평가 연구 토론회’를 개최, 10년간의 사업성과를 되돌아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장애인일자리사업은 상대적으로 취업의 기회가 적은 장애인에게 일자리 제공을 통한 사회참여 확대 및 소득보장 지원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2007년부터 수행하고 있다.

일반형, 복지, 특화형으로 나눠서 지난 10년간 총 12만명이 넘는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올해 10월 기준, 총 1만7466명이 참여 중이다. 일자리사업은 2년간 참여할 수 있으며, 중증 등에 대해서는 반복 참여도 가능하다.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이인재 교수는 28일 일자리사업 참여자 2274명을 대상으로 한 장애인일자리사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에이블뉴스

■일자리사업 ‘만족’, 일반 취업시도 ‘거부’=먼저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은 업무가 편하고 부담이 없어 만족도가 높아 스스로 일반기업체 취업시도를 거부하고 있었다.

한신대학교 재활학과 이인재 교수는 일자리사업 참여자 2274명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의 장애인일자리사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2년 이상 반복 참여하는 응답자는 43.8%로 전체 응답자의 40%를 넘겼다. 3년 이상 참여한 사람이 28.9%에 달하는 것. 1년 이하 참여자는 36.1% 수준이다. 성별은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고, 연령대는 20대가 25.8%로 많았다.

장애등급은 3급이 가장 많았으며, 특히 일자리유형에 따라, 1급의 경우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사업, 발달장애인 요양보호사 보조 등 특화형 일자리가, 3급에서는 일반형과 복지일자리 참여자가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지체장애가 35.1%로 높았다

직무만족도는 5점 만점 평균 4점 수준으로 대체로 만족했다. 다만 16.8%가 중도포기를 생각했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는 건강 문제 30.8%, 다른 직장 취업 17.8%, 차별 또는 부당한 대우 14.9% 등이었다. 이중 기타 또한 17.2%로 높았는데, 급여문제, 대인관계문제가 가장 많았다. 배치기관의 직원으로부터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도 3.1% 수준이었다.

‘장애인일자리사업 참여 도중 일반기업체 취업 기회가 생긴다면 취업시도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과반수인 50.8%가 ‘예’라고 응답했다. 이중 기업체 취업을 위한 무료프로그램 참여 의사에 대해서는 연령이 낮은 층이 참여 의향이 더 높았다.

반면, 일반사업체 취업 시도를 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49.2%는 ‘일반 기업체 업무보다 편하고 부담이 없어서’ 라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이어 과거 취업실패 경험, 일반기업체보다 근로강도 대비 급여가 만족, 건강의 이유, 고령으로 인한 재취업 어려움 등이었다.

(위)일자리전이를 위한 취업시도 연령대별 차이(아래)유형별 장애인일자리사업 우선 개선점.ⓒ한국장애인개발원

■유형별 다양한 일자리, 고용전이 대책 ‘필요’=우선적으로 개선할 점에 대해서는 ‘장애유형에 적합한 다양한 일자리 개발’이 37.5%, ‘사업 참여 종료 후 장애인 고용전이 대책마련’ 27.7%, 수행기관과의 참여자 대상 사전/직무교육 강화 11% 순이었다.

또한 총 5명의 중증장애인 사업 참여자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일자리사업에 참여하며 신체적 정신적 건강의 회복, 가족관계 내 강화, 경제적 개선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었다.

반면, 일반노동시장 내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 새로운 직장에서 습득해야할 직무, 나이제한 등으로 인해 일자리 전이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나타냈다.

이인재 교수는 “무조건적으로 일자리 전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혼자 노동시장에서 직업을 구하는 것에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장애인개발원과 수행기관에서는 취업알선서비스의 적극적 지원을 통해 일자리 전이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편된 일자리사업 분류체계 제안.ⓒ한국장애인개발원

■“안주 막자” VS “안주 아닌 자신감 적응=중증, 고령 장애인에게는 1년간의 참여제한 불안감, 청장년장애인에게는 일반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직업 역량, 두 가지 토끼를 잡기위한 방안은?

이 교수는 현행 일자리 사업 유형 재편을 제언했다. 현재 일반형, 복지, 특화형으로 구분돼있는 부분을, 참여자의 연령대나 직업역량, 참여 목적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

구체적으로 취업경험 기회 목적인 ‘사회참여형’과 일반고용 일자리 전이 목적인 ‘시장전이형’ , 교육전환기 장애인 대상 ‘연계협업형’, 특정 유형 장애인 대상 ‘특화형’ 등 총 4개다.

‘사회참여형’의 경우 공공형과 민간형으로 나눠서 대상 또한 만 60세 이상, 만 18세 이상 중증장애인 및 발달장애인으로 제한해 취업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복지일자리 수준의 처우로 연속참여를 허용한다는 것이 특징.

‘시장전이형’의 경우 18세 이상 등록장애인 중 직업역량이 향상된 청장년층의 장애인으로 한정해 연속참여 기간을 제한하고 일반고용 취업 전이 서비스를 적극 지원한다. 특화형의 경우 기존 특화형 일자리와 같다.

이 교수는 “기존 일반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장애인 중 직업역량이 검증되고 노동지속 의사가 있는 장애인은 일반고용시장으로 전이를 촉진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일반고용으로의 전이가 가능한 수준임에도 일자리사업에 안주하는 특정장애인에게 지속되는 것을 지양하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전이형 일자리는 연속참여 기간을 제한하고 연속참여 기간 종료 전후에는 점차적으로 급여가 하감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회참여형 일자리와 동일한 수준의 급여가 되도록 슬라이딩 체계를 도입하면 일반고용시장으로 전이를 위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이혜경 팀장도 “참여자 대상 조사 중 일자리사업 참여 도중 일반기업체에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취업 시도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49.2%가 ‘아니오’라고 응답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 목적 자체가 전이이고, 안정적인 자립생활에 있다고 볼 때 사업에 안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팀장은 “물론 고령이나 건강상의 이유라는 이유를 밝히긴 하지만, 조심스럽게 본다면 자활의지가 높지 않고 일자리사업을 편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라며 “직업선택권 자유를 봤을 때 무조건 전이는 옳지 않지만, 사업 목적상 전이에 있는 만큼 정부 정책 방향에 부합될 수 있도록 전이 유인책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우리정보문화센터 성희선 관장은 “전이가 꼭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일반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5년 이상의 자신감 적응이 필요하다. 안주하는 것이라는 관점 대신 자신감 적응이라는 관점에서 봐주기 바란다”고 반대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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