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11개 고용노동부 산하기관 국정감사 전경.ⓒ에이블뉴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하 장애인공단)의 드러나지 않았던 내부 잡음이 연이어 폭로됐다. ‘장애인 고용’이란 주 업무 대신, 직장 내 경악스러운 성희롱, 성과연봉제, 업무규칙 위반 등 내부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것.

이로 인해 지난해 국정감사 화두인 ‘성과연봉제 갈등’에 이어 조직 내부 문제가 2년 연속 국감장 단골손님이 됐다.

먼저 이날 환노위 국감 시작부터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공방을 벌인 가운데,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이 첫 질의로 박승규 장애인공단 이사장을 불러 세웠다. 지난 7월말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 선정 절차’ 문제였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좌)한국장애인고용공단 박승규 이사장(가운데), 박관식 고용촉진이사.ⓒ에이블뉴스

매년 장애인 고용 우수사업주를 선정하는 장애인공단은 신규 12곳, 재선정 3곳 등 총 15곳을 최종 선정했다. 하지만 이는 불과 2시간 만에 업무규칙을 무시한 채 부랴부랴 수정된 내용이다.

사실 장애인공단은 선정위원회를 열어 파리크라상을 함께 우수사업주로 선정했으나, 고용노동부는 “수시근로감독 대상”이라며 ‘재검토’ 지시를 내리자, 돌연 삭제한 것. 박 이사장은 “문제없다”고 답했지만, 신 의원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신 의원은 “업무규칙에 따르면, 심사위원회는 반드시 과반수 이상이 참석해 3분의 2가 찬성해야 의결하도록 돼있다”며 “서면으로, 전화를 돌려 처리한 것이 가능하냐”고 물은 것.

결국 박 이사장 대신 박관식 고용촉진이사가 “선정 당시 불법파견으로 근로감독을 받는 사실을 몰라서 다시 재심사했다”며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이 폭로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내 성희롱 사건 내용.ⓒ에이블뉴스

박 이사장의 긴장감이 풀어질 때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악스러운 성희롱 사건을 폭로했다. “도저히 읽지도 못할 지경”이라며 차마 PPT 내용을 모두 읽어내려 가지 못 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지난해 11월, 올해 7월 연이어 터진 사건 내용은 “리본 풀어보고 싶다”, “여자 친구가 입으로 해주냐, 어떤 체위를 하냐” 등 낯 뜨거운 문구로 가득했다.

한 의원은 “작년에 문제가 있었으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기강을 바로잡아야 하지 않냐”며 “피해자가 ‘미쳤냐’고 용감하게 거부의사까지 밝혔음에도 사태가 발생했다”며 박 이사장을 향해 질타했다.

같은 당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 또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가해자 징계 결과를 물었고, 박 이사장이 “3명 중 2명은 면직됐고 나머지 1명은 경미했다”고 답하자 “뭐가 경미하냐. 이런 성희롱이 발생하면 기관장은 그만둬야 한다”며 분노했다.

특히 홍 위원장은 “박승규 이사장이 2014년 취임한 이래 끝없이 조직 내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이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성과연봉제’를 떠올리게 했다. 장애인공단은 박근혜 정권 핵심 사업인 성과연봉제 달성을 위해 최근까지 노사 간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았던 것이 사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좌),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우).ⓒ에이블뉴스

국민의당 김삼화 의원은 이날 자료를 통해 장애인공단이 노동계의 반발을 누르고 박근혜 정부 핵심사업인 성과연봉제를 추진하고자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해 총 4400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혈세 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한정애 의원도 “장애인공단은 성과연봉제 때문에 1년 내내 시끄러웠다. 노사관계가 극단으로 치달았고 사측도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며 “공공기관에서 이럴 수 있냐. 장애인공단 내부 기강이 잘 돌아가지 못했다”고 장애인공단의 곪아터진 내부 갈등의 문제를 다시금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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