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소재 플푸른직업재활원에서 근무중인 조민석씨. ⓒ에이블뉴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소재한 사단법인 늘푸름의 ‘늘푸른직업재활원(이하 늘푸른재활원)’. 이곳은 발달장애인 22명이 근무하는 근로 공간이다. 이들은 복사용지 작업활동실, 감열지 작업활동실, 임가공 작업활동실 등 각자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바 책임을 다하고 있다.

조민석(남, 23세, 지적장애 1급)씨 역시 임가공 작업활동실에서 느린 손이지만 부지런히 행주를 종이상자에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조씨가 이곳에서 근무한지는 지난해 9월부터로 훈련기간을 포함해 11개월째다.

조씨는 거주하고 있는 파주에서 오전 5시 30분께 일어나 부지런히 출근준비를 한다. 늘푸른재활원에는 8시 10분께에 도착한다. 조씨는 출퇴근이 힘들 법도 하지만 일하는 것이 그저 즐겁다고.

늘푸른재활원 윤정숙 원장은 “처음에는 소극적이었던 성격이 지금은 많이 활발해졌다. 그 만큼 많이 적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며 조씨의 밝은 성격과 성실한 근무태도를 칭찬했다.

조씨가 이곳과 인연을 맺은 것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하 개발원)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하고 있는 ‘장애청소년 직업재활 복지·교육 연계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 덕분이다.

이 시범사업은 지역 내 장애인복지관이 특수학교, 직업재활시설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졸업을 앞둔 ‘중증 장애청소년’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직업체험을 제공하고, 이를 일자리로 이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해 시범사업은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고양시장복)과 협력관계를 맺고 진행됐다. 교육기관으로는 고양시장복 인근의 경진학교, 홀트학교, 고양고등학교, 자운학교 등 고양·파주 특수학교가 참여했다.

이들 학교를 통해 총 20명의 중증의 장애청소년들이 취업을 희망했고, 이중 11명이 고양시 일산우체국 등에서 취업해 지금까지 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이 시범사업은 부모의 호응도가 크다. 고양시장복의 올해 공모에 총 60명이 신청해 지난해 대비 3배나 증가했다. 고양시장복은 신청한 모든 장애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재활팀 조윤화 팀장. ⓒ에이블뉴스

고양시장복 직업재활팀 조윤화 팀장은 “중증 장애청소년들은 여기 저기 문을 두드려도 여러 이유로 탈락을 한다. 이 시범사업에서까지 탈락자를 두고 싶지 않았다. 모두에게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업도 중요하지만 취업유지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동료와의 갈등 등으로 하루 만에 그만두는 경우도 허다하다.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시범사업과 연계해 중장년층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도 추진할 계획에 있다”고 덧붙였다.

조씨의 어머니인 장미경(54세)씨는 아들이 열심히 근무하는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또한 이 같은 기회가 많은 중증 장애청소년들에게도 제공되기를 기대했다.

장씨는 “아들이 전공과 취업반과 자립생활반 중에서 자립생활반에 속했다. 취업을 위해 이것, 저것 취업훈련을 했는데도 다소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학교의 권유로 이 시범사업에 신청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들은 자기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다. 지금까지 아침에 한 번도 깨워준 적이 없다. 아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 다른 자녀들에게도 일자리가 제공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개발원이 공모를 통해 수행기관(장애인복지관)을 선정했다. 지난해는 교육기관(특수학교), 훈련기관(직업재활시설 등) 선정 등 모든 것을 맡았지만, 올해는 수행기관만 선정했다.

교육기관과 훈련기관 선정 등은 모두 수행기관의 재량에 맡겼다. 장애청소년들에 대한 직업재활 서비스 제공에 앞선 직업평가도 수행기관이 주도한다.

수행기관은 장애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직업상담, 직업평가를 거친 후, 적합한 현장 실습기관을 선정하고 대상을 현장에 배치한다. 이후 종합사례회의 등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개발원은 이번 시범사업이 전국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 경기, 충남 등 올해 선정된 5개 시도의 장애인복지관을 넘어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 시범사업이 추진되기를 바라고 있다.

올해 수행기관으로는 고양시장복을 포함해 강서뇌성마비복지관(서울), 금천장애인종합복지관(서울), 충남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충남), 포항시장애인종합복지관(경북), 광주남구장애인종합복지관(광주광역시)이 선정됐다.

고양시장복을 제외한 5개 복지관에서는 장애청소년들을 10~20명 내외로 선발 했으며, 직업체험 등의 직업재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개발원 직업재활부 직업재활팀 이승환 대리는 “내년도에 전국 17개 시도에서 이번 시범사업이 추진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장애청소년들에 대한 직업재활 서비스 제공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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