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인천시 부평역 광장에서 열린 저상버스 시승식에서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한 장애인이 혼자서 저상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정말 편하네요. 꿈에서 그리던 버스입니다. 내리기가 싫어요. 계속 타고 전국 일주를 하고 싶네요."

지난 24일 인천장애인이동권연대(준) 주최로 인천 부평역 광장에서 열린 저상버스 시승식에 참가한 장애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날 시승식에서 저상버스를 처음 타봤다는 홍성숙(50·지체1급·인천시 남동구 구월1동)씨는 "어렸을 적 소아마비 장애를 얻어 평생 휠체어를 타고 살아 50살이 먹도록 버스를 두서너 번밖에 못 타봤다"며 "저상버스가 하루빨리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돼 장애인들도 자유롭게 버스를 타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다리가 불편해 목발을 짚고 다니는 임창빈(53·인천시 연구수 연수동·지체4급)씨도 저상버스 시승을 하고 난 후 감격에 벅차있었다

"지금의 시내버스는 계단이 높아 목발을 짚고 타려면 굉장히 불편했어요. 특히 목발을 짚은 상태에서 버스 요금을 내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다른 사람들 눈총을 주는 것 같아 뒤통수가 따가웠는데 저상버스는 계단이 없으니까 정말 편하네요. 이런 버스가 있는 줄 처음 알았어요."

일반 시민들도 저상버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났다. 저상버스 시승식장을 지나가던 한 인천시민은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버스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고 관계자들에게 "저게 우리나라 버스가 맞냐"고 묻기도 했다.

한편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김덕중(37·인천시 연수구 연수1동)씨는 "휠체어 장애인들이 통로에 여러 명이 타니까 좌석에 앉은 일반 승객들이 내릴 때 불편할 것 같다"며 "이에 대한 보완점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인천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기증받은 저상버스를 남동장애인종합복지관에 위탁해 복지관 이용자들의 이동을 돕는데 운행하고 있다.

이날 시승식에서 선보인 저상버스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10월 부산 아·태장애인경기대회에 참가한 장애인선수들의 이동을 돕기 위해 대우자동차로부터 주문 제작한 것으로 대회가 끝난 후 인천시에 기증된 것이다.

이날 인천장애인이동권연대는 "저상버스 도입은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차별을 철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나 아직 많은 시민들이 저상버스에 대한 정보와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이 시승식을 마련했다"며 저상버스에 장애인과 비장애인 30여명을 태우고 부평역 일대와 동암역 일대를 순환 운행하며 인천 시민들에게 저상버스의 필요성을 알렸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