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마치고 서울 종묘공원 앞에서 박경석 공동대표가 장애인들의 요구사항을 담은 피켓에 불을 부치고 있다.<에이블뉴스>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마무리

20일 서울 대학로 방송통신대학 정문 앞에서 열린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결의대회를 마지막으로 약 한달 동안 진행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이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300여명의 장애인, 학생, 시민들이 참여해 대학로에서 종묘공원까지 시가행진을 벌였으며 특히 60여명의 휠체어장애인 참가자들은 쇠사슬로 휠체어와 휠체어를 묶고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쇠사슬에 매달은 채로 시가행진에 동참했다.

행진 내내 참가자들은 '장애인 차별철폐'와 '전쟁반대' 구호를 외쳤으며 특히 "시혜와 동정으로 진행되는 정부 주도의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거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 시작부터 비가 간간이 내렸으나 참가자들은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 채 행진에 동참, '장애인 차별철폐'의 의지를 드러냈다. 시가행진을 마치고 종묘공원 앞에서 진행된 마무리집회에서는 장애인들의 대정부 요구사항이 담긴 피켓에 대한 화형식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일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노구찌씨는 "오늘은 장애인의 날이라고 들었는데 장애인들보다 전경이나 경찰이 더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오늘 같은 날은 전경들보다 행정 책임자들이 많이 나와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들어야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20일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공동기획단 소속 휠체어 장애인들이 쇠사슬로 휠체어와 휠체어를 묶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에이블뉴스>

결의대회를 마지막으로 마무리 된 올해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에서는 총 66개 장애인·시민·노동·학생단체가 결합해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기획단을 이름으로 지난 3월 26일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선포식을 시작으로 장애인노동자 투쟁의날, 장애인이동권 및 무기여연금 백만인 서명운동, 장애여성의날, 장애인권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특히 공동기획단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장애인연금제 제정 등 장애인 현안문제를 담은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을 위한 11개 요구안'을 마련해 이를 청와대에 직접 전달했으며 각종 행사 때마다 미국의 대이라크전에 대한 장애인계의 반대 목소리를 세상에 알려냈다.

▲쇠사슬에 매달린 '장애인 차별반대'.<에이블뉴스>
또한 이번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에서는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경남, 광주 등에서 공동기획단이 꾸려져 자체적으로 ▲버스타기 ▲시가행진 ▲문화제 ▲영상제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며 진정한 장애인의 날을 바라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투쟁의 성과에 대해 박경석 공동대표 "이번 투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문제에 대해 참고 살아온 옛날의 장애인들이 아니라 투쟁하며 목소리를 내는 장애인들이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힘들었지만 정부의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직접 행사들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 날로 만들어냈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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