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영섭씨의 부인 김순자(오른쪽에서 두번째)씨가 추모객들의 틈에 끼어 주먹을 들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철도청장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송내역 장애인추락참사 및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송내역 사고현장에서 고 장영섭씨의 죽음을 추모하는 위령제를 지내고, 지하철내 장애인 이동대책 마련과 철도청장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약 100여명의 장애인, 시민들이 모여 고인의 죽음을 추모했으며 ▲고 장영섭님의 추락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장애인추락참사에 대한 철도청장 공개사과 ▲재발방지를 위한 안전대책 즉각 강구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인이동권 보장 등 네 가지 요구사항에 대한 정부의 이행을 촉구했다.

특히 민주노동당 부천원미갑지구 이근선 위원장은 "고인은 안전시설 미비로 선로에 떨어져 사망했으며 이와 같은 사고는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다"며 "아무리 많은 돈이 들어도 이번 기회를 통해 안전대책을 마련해 더 이상 장애인들을 죽음으로 내몰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 위령제에 참석한 장애인 시민 100여명은 고인의 영전에 국화꽃을 헌화하며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에이블뉴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인환 사무총장은 "이번 사고를 통해 바로 장애인이 장애가 아니라 전철 쇠떵어리가 장애물이라는 것을 다시 느껴야했다"며 "스크린도어, 안전펜스 등 대책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외면해온 철도청은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부천혜림원 임성현 원장은 "정부, 철도청을 포함한 우리 사회는 안전불감증이라는 중병에 걸려있다"며 "정부 당국과 지하철 관계자는 자기반성을 통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안전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고, 이 나라 장애인복지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 고인의 부인이 헌화한 국화꽃 옆으로 사고현장에는 아직도 고인의 혈흔이 선명히 남아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이동권쟁취를 위한 연대회의 박경석 공동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많이 울었다. 많이 추모도 했다. 장애인이 죽을 때마다 사회와 언론은 잠시 관심을 가졌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며 "눈물을 넘어 분노로 제2의 송내역을 만들지 않기 위해 관계자들의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위령제에서는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살풀이굿이 진행됐으며 위령제에 참석한 장애인과 시민들은 100여명은 장애해방가를 부르며 고인의 영전에 헌화했다. 고인의 부인 김순자씨는 아직 고인의 혈흔이 남아있는 철로 위에 울음을 터뜨리며 국화꽃을 떨어뜨렸으며 위령제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며 고인의 죽음에 대한 공개사과와 안전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장애인이동권쟁취를 위한 연대회의 소속 회원 10여명은 위령제 이후 송내역 지하철역에서 휠체어와 휠체어를 쇠사슬로 묶고 의정부행 전동차를 멈추기 위한 시위를 벌였으나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에 의해 5분만에 저지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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