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융호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정책실장의 '해외 장애인자동차산업과 특별교통서비스' 발표에 참석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에이블뉴스>

이범재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회장 등 11명이 지난달 9일부터 18일까지 선진외국의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교통수단 및 교통체계를 시찰하고 왔다.

이들은 9박 10일 동안의 일정동안 캐나다 벤쿠버, 미국 시애틀·LA, 일본 동경·나고야를 방문해 선진국의 장애인 개조차량 및 장애인을 위한 교통체계 현황 조사 및 연구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국장애인인권포럼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2일 "장애인용 개조차량 및 장애인을 위한 교통체계 선진외국 현황조사 보고대회" 갖고, 선진국 현황 설명과 함께 개선점을 제시했다.

이날 보고대회에서는 선진국의 교통수단 및 교통체계를 시찰한 배융호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정책실장이 '해외장애인자동차산업과 특별교통서비스', 강병모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보조공학센터장이 '제외국의 장애인차량개조 현황 및 시사점', 설재훈 건설교통부 교통개발연구원 실장이 '장애인을 위한 교통체계', 김대성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기획실장이 '전반적인 평가 및 정책제안'을 각각 발표했다.

휠체어사용자 운전석탑승 지원 걸음마 수준

해외 운전석 탑승지원 및 자동차산업="우리나라 장애인 자동차 산업은 최근 들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 운전장치와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운전석 탑승 지원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배융호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정책실장은 선진국의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한 교통수단 및 교통체계를 시찰한 뒤 우리나라의 장애인 운전자에 대한 지원 및 장애인 자동차 산업을 이 같이 평가했다.

배 실장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 시애틀과 LA의 경우 보훈 대상자인 장애인이나 산재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 장애인의 경우에 한해, 차량 개조비용을 지원해 주고 있다.

보훈대상자인 장애인의 경우 처음 차량을 구입할 때 차량구입비 및 개조비 전액을 정부에서 지원해주고 있고, 이후 매 3년마다 차량 개조비 전액을 지원해 주고 있어 부담이 없다. 산재 장애인도 산재보험에서 차량 개조비 전액이 지원되고, 이를 제외한 장애인의 경우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800∼7000달러 정도의 개조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일본에는 장애인 운전자에 대한 지원으로 세금 면제제도가 있다. 이는 기본적인 개조를 할 경우에 5%의 소비세를 면제해주고 자동차세를 감액해 주는 제도다. 지방 정부에서도 운전에게 최고 10만엔까지 개조비용의 50%를 지원해주고 있다. 물론 지원제도나 세금면제 제도는 장애인 정동 따라 다르며, 지방정부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다.

미국의 장애인용 개조차량.

장애인자동차 산업은 미국의 경우 장애인 본인의 운전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제도와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장애인 가족이나 도우미의 운전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제도와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를 보면 조수석의 시트가 회전해 휠체어 사용자가 승하차하기 편하도록 되어 있거나, 조수석이 회전해 차량 아래로 내려오면서 전동휠체어로 전환되는 개조차량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휠체어 사용자가 승하차 할 수 있도록 램프를 설치하는 개조도 많았지만 휠체어 사용자가 직접 운전석에 들어가 운전할 수 있는 개조 역시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배 실장은 "휠체어 사용자의 대표적인 운전장치인 핸디콘트롤의 경우 핸들 아래에 수동식으로 설치하는 형태가 유일하다"며 "사이드에 설치하거나, 전자식 콘트롤 또는 조이스틱형 콘트롤 등은 전혀 개발이 되어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배 실장은 또한 "휠체어 사용자의 운전석 탑승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불가능하고, 운전석을 높이거나 운전자의 장애 및 정도에 맞는 개조는 꿈같은 이야기"라면서 "안전기준이나 법적 근거도 없어 자칫 불법개조로 이어질 위험마저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특별교통서비스 사용 요금 '저렴'

특별교통서비스=캐나다 뱅쿠버의 핸디 다트(특별교통서비스)는 추진 중인 '접근 가능한 교통 전략 계획' 안에서 종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핸디 다트를 운영은 트랜스링크 2개, 비영리기관 6개 총 8개 기관에서 280대의 차량을 운행한다. 매년 2만3천에서 2만5천명이 이용하고 있다.

요금은 매우 저렴해서 1구역을 갈 경우 한화 약 1700원, 2구역은 약 2900원이 소요된다. 1회 운행에 드는 비용은 약 1만6000원이 소용된다. 결국 승객으로부터 받는 요금으로는 운영비로 충당할 수 없어 모든 운영비는 자부담으로 충당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트랜스링크에서는 매년 계획서를 받아서 가장 우수한 기관에게 운영비전액을 지원해 준다.

핸디 다트를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과 노인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며, 예약을 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트랜스링크에서는 핸디 다트 이용대상이 아닌 장애인 및 노인을 위해 이용 가능한 택시도 운행하고 있으며, 현재 22개 택시회사에서 모두 120대의 램프가 장착된 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택시요금은 50%는 트랜스링크에서 제공하는 쿠폰을 이용해서 지불할 수 있으며, 쿠폰은 핸디다트 담당자가 매년 해당되는 장애인과 노인에게 배부하고 있다.

미국 시애틀의 파라 트랜지트(특별교통서비스)는 전화로 예약을 하고 이용을 하는 서비스다. 현재 약 300대의 차량이 운행 중이며 카운티와 계약을 매은 3개회사가 이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100만회의 운행을 기록하고 있다.

파라 트랜지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용신청을 해서 자격을 취득해야 하며, 현재 2만7000여명이 자격취득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1만40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1회 이용요금은 편도 75센트이며, 월 정기권은 14∼15달러이고 24시간 연중무휴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배 실장은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교통서비스인 선진국의 특별교통서비스는 저렴한 요금,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거나 지원, 예약제로 운영,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장애인과 노인 등만 이용이 가능한 점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특별교통서비스에 대해 배 실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행하는 정기운행 서비스 및 도어 투 도어 형태의 서비스, 비영리기관에서 운행하는 이동봉사 서비스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뒤 "서울시가 운행하는 장애인·노약자 무료셔틀버스가 지자체 정기운행 서비스에 해당하지만 배차 간격이 길고 노선이 길어 실제 이용이 불가능하며, 버스정류소까지 가야 한다는 점에서 중증 장애인들에게는 이용이 어려운 것이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배 실장은 또한 "서울시가 운행하고 있는 장애인콜택시는 전화로 신청은 할 수 있지만 반드시 이용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이용 요금이 일반 택시의 40% 수준에 불과하지만 거리에 따라 요금이 올라가 특별교통서비스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금액"이라며 "차량의 수도 100대에 불과, 이용자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배 실장은 "일부 이동봉사단체에서 운행하는 차량은 1∼2대가 전부이며, 나머지는 차량을 가지고 있는 회원을 모집, 회원들의 차량과 신청자를 연결시켜주는 연결서비스로 해결하고 있다"면서 "운영은 전적으로 단체에서 책임지고 있고 지방자치단체에서의 지원이 없다"고 밝혔다.

"장애인 운전지원 인프라 구축 잘돼 있다"

장애인차량 개조="미국과 일본은 장애인 이동의 편리성을 지원하기 위해 장애유형과 정도에 알맞게 차량개조 및 운전보조장치를 설치하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강병모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보조공학센터장은 선진국의 장애인 차량 개조는 "안전성과 실용성의 측면에서 발전되었으며 미국 Advanced Mobility, 일본 도요다 자동차에서 장애인이 욕구에 맞추어 완성차 개조 및 판매, 중고자동차 개조 등 다양한 관련 사업이 활성화 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 도요타 자동차는 일본의 고령화 사회를 예측하고,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도록 하는 영업방침으로 'Wel-Cap' 개념의 복지자동차를 양산하고 있다. 지난 95년 8개 종류 11개 타입으로 시작한 토요타의 차량개조는 2003년 51종류 110개 타입으로 증가했다.

일본장애인용 개조차량.

특히 일본에서 차량 개조는 일반적으로 휠체어가 탄 채로 이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지만 개념의 변화가 시작됐다. 이는 장애인의 경우 장시간의 이동에 따른 피곤함을 소고하고 좌석 이동에 대한 편리성을 고려하는 데 미흡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요타는 차량개조 원칙을 대화와 개호, 편리함, 승차감, 높이유지 및 적정가격에 두고 있다.

'Wel-Cap' 차량은 도요타뿐만 아니라 모든 브랜드에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제작된 복지차량은 제외국의 법률 문제와 안전기준이 일본과 다르기 때문에 외국으로 수출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장애인의 차량개조를 정부로부터 인정받은 업체가 직접 제작하고 있다. 차량 개조 업체 Advanced Mobility는 미국 전역 500여개의 지사에서 장애인에게 적합한 차량개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1년에 약 7000대의 차량을 개조한다.

이 업체의 특징은 장애인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한 차량개조는 반드시 전문적인 이동평가를 실시, 결과에 따라 주문제작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장애인의 앉은키를 고려해 운전석의 높이 조절에 대한 개조를 설계하는 하고, 운전을 편리하게 지원하기 위한 스위치 관련 개조도 수행하고 있다.

이동 보장 위해 각종 제도·정책 실시

정책제안=선진국을 둘러본 결과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장애인들의 이동에 제약이 해결되지 않은 반면, 선진국에서는 장애인들이 직접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김대성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기획실장은 "미국, 캐나다, 일본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각종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힘든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 도입이 강구돼야 하고, 도로환경 개선 및 정거장 등의 접근 환경도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또한 장애인교통환경시스템 개선의 구체적 정책으로 ▲저상버스 전면도입 ▲특별교통서비스 대책수립 ▲법·제도적 장치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특히 김 실장은 복지차 제작 및 개조와 관련 "장애인의 이동 요구의 증가에 따라 미국과 같이 중증장애인도 전동휠체어를 직접 타고 운전할 수 있는 개조차량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일본과 같이 고령화를 대비해 활동 보조인들이 손쉽게 장애인등을 태우고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김 실장은 장애인차량 개조산업을 시장원리에 맡기지 말고 정부가 적극 지원, 수출전략산업으로 개척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장애인, 노약자 등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승하차를 보조하는 부품, 높낮이가 조정되는 회전 시트, 휠체어 리프트, 저상 밴 등 장애인용 차량개조를 위한 연구지원이 절실하다고 제시했다.

이 밖에도 일본과 미국의 경우 차량 개조 비용을 지원을 법적으로 마련하고 있어 국가적 차원의 차량 개조 비용 상승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선행 돼야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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