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장애인이동권연대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김도현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광화문 선로점거와 관련한 김도현씨의 구속수사는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의 투쟁을 저지하려는 ‘음모’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장애인이동권연대 회원 50여명은 22일 오후 서울지방검찰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구속사태는 김도현 동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장애인이동권연대 전체에 대한 비열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장애인의 기본권을 말살하고 정당한 권리의 확보를 위한 투쟁을 탄압하기 위해서만 휘둘러지는 그러한 법이라면, 더 이상 그러한 법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권운동사랑방 류혜정씨는 “이번 구속수사는 비장애인을 가두고, 장애인들의 이동권 투쟁을 멈추게 하려는 의도”라며 “제2, 제3의 김도현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참담하다”고 말했다.

민중복지연대 유의선 사무국장도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의 휠체어를 밀고 이동권 투쟁에 나서는 것이 배후조종이라는 검찰의 주장의 너무나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다”며 “장애인들의 주체적인 투쟁을 비장애인이 이용하고, 내모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장애인 이동권 연대의 투쟁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김태현 사무국장은 “왜 선로를 점거한 장애인은 구속하지 않고 김도현 동지만 구속하냐”며 “이것은 검찰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분리시키려는 의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5월 선로점거 시위에 참여했던 이광섭씨도 “선로점거 시위는 내가 했는데 왜 억울한 사람이 구속되냐”며 “차라리 나를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지난 21일 ‘검찰의 장애인이동권 문제인식에 개탄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지하철 환경이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는 늘 불안하고, 생명의 위협을 받는 곳이라는 현실을 감안해본다면 질서유지를 운운하는 검찰측의 인식에는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김도현씨에 대한 구속은 옳은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장애우연구소는 ▲김도현씨를 즉각 석방할 것 ▲장애인이동권 투쟁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 ▲지하철에서 숨진 장애인 동지들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즉각 실행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후 김도현씨 수사를 담당하는 김형렬 검사는 이동권연대 대표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기자회견 내내 검찰청 정문을 봉쇄했던 경찰은 대표단과 함께 면담 장소로 향하는 10여명의 취재진들을 가로막고 “검사가 원하지 않는다”며 취재를 전면 거부했다.

▲ 장애인이동권연대측은 이번 김도현씨의 구속수사는 이동권 투쟁을 저지하려는 검찰의 계산된 음모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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