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가운전권 확보를 위한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이 지난 22일 강서운전면허시험장을 방문해 운동능력측정 검사의 완전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자가운전권 확보를 위한 사람들의 모임'(대표 안형진·이하 장자모)이 장애인 운동능력측정 검사의 완전폐지 촉구를 위해 정기적 면허시험장 항의방문에 돌입했다.

장자모 안형진(남·25·뇌병변장애 1급) 회장, 조병찬(29·지체장애 2급) 조직팀장, 이관경(26·지체장애1급)·이세희(여·23·뇌병변2급)씨는 지난 22일 서울시 강서운전면허시험장을 방문했다. 이들 4명은 운동능력 측정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직접 시험에 응시했지만 모두 불합격했다.

특히 지난 8월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운동측정능력검사에서 합격판정을 받은 이세희씨가 불합격 판정을 받아 각 시험장마다 측정검사기계와 검사담당관의 재량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장자모 조병찬 조직팀장은 "법은 하나인데 왜 기계가 서로 틀리냐"면서 "핸들의 경우 요즘 대부분의 차들은 파워핸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측정기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실제 운전능력과 장애인들에게만 적용되는 운동능력측정검사와의 차이를 비판했다.

반면 강서운전면허시험장 장애인운동능력측정검사 담당관은 "자가용이랑 똑같이 돼 있는 측정검사이기 때문에 불합격하는 사람은 한 달에 1∼2명밖에 없다"며 "이 곳보다 최신기계를 사용하고 있는 서부면허시험장의 경우 사정이 조금 더 나으니 그쪽으로 가보라"고 권유했다.

▲ 장자모 조병찬 조직팀장이 운동능력측정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에 따라 장자모 회원들은 운동능력측정검사 후 운동능력측정 기기에 오른 안 회장과 기기를 쇠사슬로 묶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장애를 이유로 면허시험 자체를 볼 수 없도록 가로막는 운동능력 측정검사는 평등권 침해하는 명백한 차별"이라며 책임자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강서운전면허시험장 엄두석 총무계장은 "의사표출을 위해 무조건 쇠사슬로 묶는 등의 행위자체는 엄연히 업무 방해"라며 "민원인들이 볼 때는 잘못된 기관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수도 있다"며 불쾌감을 표했다.

결국 쇠사슬을 풀고 민원실로 자리를 옮겨 이어진 장자모 회원들과 강서운전면허시험장 담당자들과의 면담에서 엄 총무계장은 "운전은 사람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하며 만약 장애인들이 잘못해서 사고라도 나면 면허증을 발급한 우리 쪽에서 책임을 물게 된다"며 "현재 충분히 운동능력을 갖췄는지 평가하기 위해 정상을 기준으로 만든 기계를 사용하고 있고 불합리한 부분은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엄 총무계장은 "운동능력측정 기계는 객관적으로 능력에 맞춰 측정할 수 있는 최신형 기계로 바꿀 계획을 갖고 현재 직원들이 각 국의 좋은 기계들을 알아보고 있으며, 그 시기는 내년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장자모 회원들과 강서면허시험장 담당관들이 면담을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그러자 장자모 회원들은 "운동능력측정검사 기기를 새 모델로 바꾸지 말고 아예 없애야 하고 법이 바뀔 때까지 대안을 마련해달라"며 "오늘 일들에 대한 공문을 만들어 경찰청에 보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엄 총무계장은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운동능력측정검사 기기를 없애는 것은 힘들 것 같다"고 답변한 뒤 "요구사항과 오늘 일에 대해 공문을 만들어서 경찰청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자모를 포함한 7개 단체가 연대해 만든 장애인운전면허제도개선소송연대는 오는 25일 장애인운전면허제도개선소송연대 출범식 및 경찰청장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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