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흰지팡이의날 기념식 참가자들이 전국 25만 시각장애인 명의로 작성된 결의문을 통해 안마시술소에 대한 단속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제25회 ‘흰지팡이의 날’을 맞은 전국 25만 시각장애인들이 정부에 한 목소리로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주최로 5일 서울 마들근린공원에서 열린 제25회 흰지팡이의 날 기념 시각장애인복지대회에서 전국 25만 시각장애인 명의로 결의문을 발표, 안마업 보호 등 총 8개 항목의 대정부 요구안을 내놓았다.

시각장애인들이 내놓은 요구안 첫 번째 항목은 “안마업의 특성을 고려해 안마시술소에 대한 무차별적인 단속을 즉각 중지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것.

이 문제로 시각장애인들은 지난 10월 14일 ‘안마사 생존권 대책촉구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바람에 애초 10월 15일로 예정된 흰지팡이의 날 기념식을 연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1980년 제정된 흰지팡이의 날은 10월 15일이다.

지난 10월 14일 결의대회에서 시각장애인들은 “성매매특별법 시행이후 너무나 무차별적인 단속이 이뤄지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생계 기반이 무너져 시각장애인 전부가 길거리로 나앉을 형편”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성매매특별법의 여파는 이날 흰지팡이의 날 기념식에까지 이어졌다. 시각장애인들은 기념식장 강단에 ‘시각장애인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큼지막하게 새기고, 정부에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김수경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유일한 직업이었던 안마업은 아시는 바대로 고립무원이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고용장려금마저 축소된 상황에서 시각장애인이 다른 직업을 갖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마업의 위축은 곧바로 사형선고”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각장애인들은 결의문 또 다른 항목에서 “안마업, 침술업, 역술업 등 시각장애인의 전통직종을 보호·육성하고, 정보화시대에 적합한 유망 신직종을 개발하는 한편, 고용장려금 축소에 따른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의 직업재활을 보장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기념식에 참석한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정화원 의원은 “장향숙 의원과 함께 경찰청장을 만나 안마시술소에 대한 단속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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