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장애아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KBS가 성숙하지 못한 부모 탓이라고 보도해 장애인 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미지출처: KBS 홈페이지>

정신지체장애아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KBS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부모 탓”이라고 보도하자 장애인 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된 뉴스는 지난 8일 KBS 1TV ‘뉴스광장’을 통해 보도된 ‘정신지체 어린이 급등’이라는 제목의 뉴스. KBS 1TV ‘뉴스광장’은 이 뉴스에서 “정신지체 어린이가 지난 99년 1천800여명에서 2002년 4천400여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부모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한 KBS 1TV ‘뉴스광장’은 “태어날 때부터 정신지체일 경우 산모가 임신 중에 술, 담배를 했거나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 주된 원인이지만 부모가 앓는 질환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정상’적으로 태어났더라도 부모로부터 학대받거나 방치될 경우 지능발달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애인부모회는 지난 19일 KBS측에 전달한 항의서한에서 “지금까지 선진국의 학자나 의사들도 정신지체인은 환경오염이나 채소에 과도한 농약사용과 음식물의 방부제 사용 등이 원인이 아닌가 추정만 하고 있을 뿐 그 원인이 규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뉴스내용은 마치 모든 정신지체 장애인 부모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충분히 성숙되지 못한 사람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부모회는 “최근 KBS가 장애인부모들의 비난이 일자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뉴스에서 ‘부모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충분히 성숙됐을 때 아이를 가져야 건강한 자녀가 태어날 수 있고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한 마지막 부분을 ‘부모의 정상여부와 관계없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요인으로 태어난 장애아동도 20% 된다’고 수정해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이 역시 80%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부모 탓으로 매도하는 등 900만 장애인 부모들을 우롱하고 모독했다”고 분노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2일 열린우리당의 목욕봉사 보도 파문이 채 식기도 전 또 다시 발생한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 보도인 터라 언론에 대한 신뢰감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이에 부모회는 KBS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한편, 900만 장애인 부모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신적 고통을 준데 방송사 대표의 공개적 사과와 ‘뉴스광장’ 시간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2000년 12월에도 KBS의 ‘행복채널’ 프로그램에서 보조진행자인 모 개그맨이 이 내용과 비슷한 발언을 해 부모들의 항의로 해당 프로그램 책임자와 당사자가 부모회를 방문해 공식 사과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편성해 방송한 바 있다.

부모회는 “또 다시 이런 만행을 저지른 데 대해 만약 공개사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국의 장애인 부모들이 총 궐기해 한국방송 폐쇄를 요구하는 집회는 물론, 시청료납부 거부운동과 한국방송사장, 보도본부장, 해당기자 파면운동을 전개하고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부모회는 “자식이 있어도 평생 아버지, 어머니라는 말 한마디 듣지 못하고, 자식으로부터 카네이션 한 송이 받아보지 못한 채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살아가는 부모들에게 하필 어버이날 아침 뉴스에 이런 내용을 보도한 저의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며 “900만 장애인 부모들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플해주세요]장애인부모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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