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오이도역 장애인 추락참사 2주년을 기념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애인 이동권 연대 박경석 공동대표가 일본 지하철역에서 이용되고 있는 슬로프(경사로)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에이블뉴스>

일본 장애인 이동권 어떻게 보장하나

요즘 한국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공동대표 박경석)라는 단체가 중심이 되어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한 권리투쟁이 한창이다. 시내버스 타기 같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권리조차 확보되어 있지 않은 한국에 비하면 일본의 경우에는 시내버스에 장애인 전용 리프트가 설치되어 있는 비율이 25%이상 되고, 지하철이나 다른 공공건물도 접근성이 좋아서, 개호인의 도움없이 장애인 혼자서도 이동 및 접근이 가능하리 만큼 편하게 되어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이동과 권리,복지등의 차원에서 보자면 일본은 정말 장애인의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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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아니 세계 어디에도 장애인은 많지만 그들이 생활하고 학교 다니고 취직이며 기본적인 이동, 활동에 불편이 없는 곳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살수있는 곳이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장애인들에게 편리한 것이면 일반인 모두에게도 편리함이 되는 것이다.

각설하고, 일본의 수많은 전철이며 지하철을 이용해보면 얼마나 장애인이 많으며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봉사자도 많아서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동하고 다닐 수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는것 같다.

장애인이 길거리에 많다는 것은 장애인이 이동하기 편하고 개호서비스가 좋다는 증거이다. 그런데 한국은 장애인이 이동하려고 해도 도저히 개호서비스의 문제와 이동의 불편으로 집안에만 있는 재가장애인의 수가 엄청나다. 혼자 다닐수 있는 여건도 별로 없고 충분한 개호 서비스도 되어 있지 않고 또한 사회적인 편견도 아직은 많은 것 같다. 그저 장애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이 좋다는 생각, 그래서 지금도 장애인 시설을 하나 설치하려면 모두가 반대를 하여서 산속이나 변두리 교통이 불편한 곳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거의 모든 역에 에스컬레이터며 엘리베이터가 있고, 이런 시설이 없는 역의 경우에도 내가 자주 이용하는 중앙선이나 다른 오래된 노선의 경우에는 승무원들이나 역무원들의 충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느날 집을 나와 신쥬쿠를 가려고 중앙선을 타는데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과 개호인처럼 보이는 동승자가 함께 있는 것이 보였다. 몇 정거장을 이동하면서 살펴보니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을 보니 친구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얼마후 내릴 때가 되었는지 내릴 준비를 하는 모습에 조금은 힘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차가 도착하기 무섭게 문이 열리고 문앞에 역무원 4명이 마중을 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은 어디에서 타서 어디에서 내리는 손님인가를 미리 확인하고 사전에 연락을 받고 몇번째 열차에 장애인이 타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나온 것이다. 마중겸 하차를 돕기 위해 나온 역무원들은 문이 열리자마자 능숙한 솜씨로 상하좌우의 손잡이를 잡고서 휠체어 장애인을 역의 바깥까지 안전하게 내어주는 것이 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일본의 철도는 기본적으로 장애인이 타면 출발지에서 홈까지 장애인과 함께 가서 안전하게 승차하는 것을 확인한 후 미리 도착역에 연락을 취해 도착 예정 시간과 몇번째 칸 열차에 탑승한 사실을 통보하여 도착역에서도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 한국의 재활복지대 윤점룡씨가 이것을 보았다면 우리의 공익근무요원은 반드시 이런 곳에도 배치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했으리라 생각이 들었다. 당장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지 않으므로 경비도 절감되고 남는 인력도 유효적절하게 사용할수 있는 방법이 공익근무요원들을 지하철이나 전철역에 배치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하시는 분이라서 말이다. 아무튼 이런 풍경은 아직은 일본에서만 볼 수있는 멋진 풍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월드컵 기간중 일본으로 쫓겨온 '장애인 이동권 연대'의 회원들이 일본에 이동권 실태를 조사하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간 적이 있다. 같이 버스도 타고 지하철도 타고 하면서 나는 일본의 교통문화에 대한것을 알리고 또 통역도 해주면서 며칠을 같이 보낸 적이 있다. 순전히 이동권 연대의 실무자 '노들장애인야학'의 박경석 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로 무료봉사에 고생봉사이기는 했지만 보람은 있었다.

그들은 모두가 휠체어 장애인으로 한국에서 주로 장애인 이동문제와 교육, 인권문제에 관하여 투쟁을 하고 있는 실무자들이었는데 모두가 일본의 전철과 버스는 물론 턱이 없는 도로, 휠체어가 자연스럽게 다닐수 있는 분위기, 좋고 싼 전동 휠체어에 감동을 하고 있었고, 중증장애인에 대한 국가보조와 개호인수당의 지급등에 놀라고 있었다.

일본의 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거의 24시간 개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개인비서와 같은 개념으로 개호인에 대한 월급이 지급될 정도로 국가보조가 많으며, 장애인의 출산 혹은 장애인 자녀의 경우 만 18세까지 보조금이 지급되며 세금감면과 교육비등에 대한 지원도 하고 있다.

▲김수종 통신원.
그리고 동경의 어느 구청이나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개호서비스 담당기구가 있고 항시 봉사를 할 수있는 봉사자를 구하거나, 다양한 개호서비스를 실시한다. 주로 목요일날 이루어지는 산책의 경우에는 거리곳곳에서 휠체어 장애인이나 장애인과 함께 산책을 하며 시장이나 공원을 누비는 개호인들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편리하게 쓸 수있는 물건이나 도구등을 만들고 사용함으로써 일반인들도 함께 좀더 편리함을 느낄수 있지 않은가 생각을 하게 된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일본의 장애인 개호용품이나 보장구에 대하여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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