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나는 퇴근하고 직장 동료들과 요즘 장애인 무료 영화 행사를 갔다.

"좀 기분은 그렇지만 이용할 건 이용해야지"라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 우리는 강변 CGV로 향했다.

엘레배이터를 타고 10층에 내리는 순간 나는 장애인 단체 행사에 온 느낌을 받았다. 온통 사방에서 장애인들을 볼 수 있었다.

장애 유형 또한 다양했다. 지체, 청각, 시각, 뇌병변, 정신지체까지 다양했다. 너무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세상이 많이 좋아지긴 좋아졌나봐. 비록 장애인 주간이지만 이렇게 많은 장애인들이 나올 수 있게 되었군."

비장애인들의 자세도 많이 좋아졌다. 물론 가끔. 심한 중증 장애인이 다가오면 남자 친구한테 숨는 여성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쳐다보거나 놀라는 사람들도 없고 오히려 도와주고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나는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가지 의문에 빠지게 되었다.

'왜 평소에는 극장에서 장애인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오늘은 이렇게 많았을까?'

평소와 오늘의 차이는 단지 무료라는 점 뿐인데 말이다.

'평소에 없던 이동권과 접근권이 장애인 주간에는 갑자기 완벽해졌을까?'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요즘 장애인 주간을 맞이해서 주위 사람들이 더 장애인과 함께 외출하려는 것도 있고, 장애인이 꽁짜를 좋아하는 근성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가장 주요 원인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장애인들은 실업과 빈곤의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득이 없으면 문화 생활은 물론이고 연애, 결혼, 취미 생활도 하고 싶어도 못할 것이다. 이것이 강변 CGV에 장애인들이 평소에는 없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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