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대장금의 장금이와 한상궁

시청률 50%대의 폭발적 인기 속에 방영되고 있는 MBC ‘대장금’의 경제효과가 2천억을 넘을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드라마 한편이 얼마만한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사례라 하겠다.

'대장금'의 시청자 게시판은 연일 뜨겁다. 이같은 '대장금'의 인기이유는 장금이의 안타까운 사연과 한상궁의 굽힐 줄 모르는 당당함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필자가 가장 관심 있게 본 것은 한상궁이 최고 상궁이 된 후 장금이를 출납나인으로 임명한 대목이다. 장금이는 각 처 소주방 식재료의 출납을 꼼꼼히 챙기는데 각 처소 상궁들은 필요이상의 재료들을 받아쓰고 남은 것은 자기들 멋대로 처분한다. 그리고는 관행이라고 항변한다.

관행(慣行)이란 예전부터 관례에 따라 행하여지는 일로 늘 되풀이하여 익숙한 것을 말한다. 비슷한말로 관습(慣習)이 있는데 국어사전에서는 일정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지켜 내려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습관화되어 온 질서나 규칙라고 나와 있다.

어떤 사안이 아무리 잘못된 것이라 해도 오랫동안 사용하여 익숙해진 것이라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무마가 되는 것 또한 우리 사회의 관습이다.

'대장금'에서 한상궁은 그 못된 관행으로 벌벌 떨고 있는 상궁들을 용서로써 철퇴를 내린다. 지난 일은 용서 할 테니 앞으로는 절대로 그러지 말라고 말이다.

지금 대선 불법자금으로 연일 나라가 시끄럽다. 불법이긴 하지만 그것 역시 오랜 관행이었다. 그 오랜 관행에 검찰은 과연 국민이 납득할만한 철퇴를 내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이런 택도 없는 관행에 멍드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른바 장애인이다. 아무런 이유 없이 장애인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고 비하하는 것 말이다. 특히 TV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못난 사람의 대명사가 '병신' 내지 '등신'이다. '병신'의 쓰임새도 다양하다. 걸핏하면 상대를 '병신'으로 깎아 내리는가하면 '니가 나를 병신을 만들어?'하는 대목도 자주 나온다. '병신'에는 비하의 뜻이 담겨있다하여 '장애인'으로 바뀐 지가 20년도 넘었는데 여전히 관행으로 '병신'이 애용되고 있음을 그 사람들은 알고나 있을까.

장애인도 사람이고 우리사회의 구성원임에도 이렇게 차별 받는 것처럼 남자 또는 여자는 단지 성이 다를 뿐인데도 분별이 아닌 차별을 받고 있음도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잘못된 관행이다. 여자는 차별 받도록 길러지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여성은 이중 삼중의 차별을 받고 있음이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요즘 공익광고에 나오는 사례하나를 보자. 추운 날씨에 우유 배달 아줌마가 할머니와 사는 소년의 집에 몰래 우유를 넣어준다. 물론 그 우유를 보고 소년은 좋아한다. 그런데 우유와 함께 전해진 쪽지 내용을 보면 '사내 아이 키우시기 힘드시죠'이다. 사내아이 키우기가 힘들다는 것은 여자아이 키우기는 힘들지 않다는 것이 된다. 나눔의 아름다움을 전하려는 내용에서 조차 무심코 여자를 차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남자는 울면 안 된다고 길러진다. 남자가 울면 고추 떨어진다는 어마어마한 협박까지 하면서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희노애락의 감정이 있고 슬프면 우는 것이 당연함에도 남자는 왜 울면 안 되는가 말이다.

또 하나 일상 용어 중에 부모님을 지칭 할 때 하나같이 '엄마 아버지'라고 한다. 엄마가 나오면 당연히 아빠여야 하고 아버지라고 한다면 어머니여야 함에도 왜 '엄마 아버지'가 되는지 이해 할 수가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은 수천 수억의 뇌물을 받아먹고, 장애인을 편견의 눈으로 바라보며 차별하고, 무언중에 여성을 폄하하는 잘못 된 우리 사회의 관행은 언제쯤 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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