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정부종합청사의 안내동. 안내데스크는 위치가 너무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에게는 불편하다.ⓒ박종태

대한민국의 장애인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보건복지부가 위치하고 있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의 장애인편의시설은 어떤 수준일까? 과천청사는 청사5개동, 후생동, 안내동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중 안내동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점검해 봤다.

안내동은 내방객을 위한 안내와 출입증을 교부하는 곳이다. 일반 국민들이 청사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곳이다.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을 리모델링하였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은 칭찬할 만한 수준이 못된다.

우선 안내데스크는 위치가 너무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에게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안내동에 설치된 계단에는 손을 잡고 오르내릴 수 있는 핸드레일이 없었다. 또한 방문객들이 쉴 수 있도록 마련해 둔 장소는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도록 경사로를 잘 만들어 놓았지만, 구내전화가 놓인 둥근 탁자는 위치가 너무 높았다.

장애인화장실일반 화장실은 2곳인데 반해 장애인화장실은 1곳뿐이다. 남성장애인 화장실 내부에는 소변기가 설치돼 있어, 공간이 좁고 전동휠체어나 전동휠체어가 들어가기 어려워 보였다. 또한 남·여 장애인화장실 모두 비상벨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남성용 일반화장실도 문제다. 경증장애인들도 전부 장애인화장실을 사용하라는 말인지 소변기에 손잡이가 전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크러치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손잡이가 없으면 소변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소변기 손잡이는 장애인화장실과 일반화장실 모두에 설치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장애인용 화장실은 문과 좌변기 사이에 거리가 멀어 문을 걸기도 어려웠다. 또한 ‘사용중’을 나타내는 표지판도 고장 나 사람이 안에 들어가도 불이 켜지지 않는가하면 화장실 이용을 끝내고 나왔는데도 여전히 ‘사용중’이라는 표시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는 장애인화장실에 대한 관리 소홀의 단면이다.

정부는 어느 공공기관 보다도 모범이 돼야 할 기관이다. 장애인 방문객이 많지 않더라도 장애인편의시설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현재 과천종합청사의 장애인편의시설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

마치 장애인 편의시설 문제점들을 골고루 모아둔 전시장 같은 느낌마저 드는 정부과천청사부터 바뀌지 않는 이상, 공공기관과 민간에 장애인편의시설을 개선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셈이다.

안내동 계단에는 손으로 잡고 오르내일수 있는 핸드레일이 설치돼있지 않다. ⓒ박종태

둥근 탁자위에 구내전화가 설치돼 있으나 위치가 높아 횔체어 장애인들은 이용하기 어렵다.ⓒ박종태

장애인 화장실이 여닫이 문이라 사용하기 어렵고, '사용중' 알림판은 고장나 사람이 없는데도 불이 켜져있다.ⓒ박종태

남성화장실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설치되있지 않다.ⓒ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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