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초등학교 버스정류장’은 버스중앙차로에 위치하고 있으나, 횡단보도가 아닌 육교로 오르내려야 하는 구조라 휠체어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다.ⓒ박종태

서울시 광진구 중곡동 천호대로 ‘용마초등학교 버스정류장’은 버스중앙차로에 위치하고 있으나, 횡단보도가 아닌 육교로 오르내려야 하는 구조라 휠체어장애인이나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이 정류장을 이용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혹여 휠체어장애인이 실수로 이 버스정류장에 하차한다면 도로 한복판에 갇혀 움직일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된다. 결국 휠체어장애인들은 무단횡단을 해야 버스정류장에서 벗어나 인도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노란 띠가 도로에 길게 늘어뜨려져 있어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서울시내에서 버스중앙차선이 육교로 연결되어 있는 곳은 이 정류장뿐이다. 서울시내에 버스 중앙차선제가 도입되면서,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1996년 만들어진 천호대로 중앙차선에 육교를 그대로 둔 채 버스 정류장을 만든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10조2항에 의하면 보행자는 지하도, 육교, 횡단보도 등 도로횡단시설을 이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지하도·육교 등 도로횡단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휠체어장애인들은 횡단보도가 없으면 교통에 방해를 주지 않고 정당하게 길을 건널 방법이 없다.

저상버스 도입으로 휠체어장애인의 버스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 버스정류장은 명백한 장애인차별이다. 이는 비단 휠체어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행이 어려운 노인이나 경증장애인들에게도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관리책임이 있는 광진구청 도로과 도로관리팀에서는 “육교 수명 분류법에 따라, 이 곳의 육교는 아직 수명이 안돼 철거할 수 없다. 장애인들을 보행어려움을 고려해 광진구 경찰서와 협의하겠다”는 뻔한 대답만 내놓고 있다.

이 버스정류장은 교통약자들의 보행에 막대한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생명을 위협하는 매우 위험한 장소가 되고 있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하고 동등하게 불편 없이 보행을 할 권리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보행에 차별을 받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노란 띠가 도로에 길게 늘어뜨려져 있어, 휠체어장애인은 오도가도 못한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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