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위역 여성화장실에는 용변기마다 비상벨이 설치돼 있다. ⓒ박종태

경부선 수도권 광역전철역인 평택시 ‘진위역’이 경기도가 주관하는 제4회 ‘아름다운 화장실을 찾습니다’ 공모전에서 역·터미널·휴게소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산뜻하고 밝은 실내 디자인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진위역의 장애인화장실 수준은 어떨까?

진위역에 설치된 화장실은 여성 화장실 9개, 남자 화장실 9개, 장애인화장실 2개 등 총 20개인데, 총 면적은 96㎡에 이른다. 항상 화장실 관리인을 고정 배치하여 이용객 편의를 위해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장애인화장실은 2006년 6월 30일 역이 개통됐을 당시 몇 차례 점검을 하여 많은 부분 개선되었다. 진위역화장실은 한마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기분 좋은 여운이 남는 화장실이었다.

물론 ‘옥에 티’도 있었다. 남성용 장애인화장실은 비상벨이 너무 뒤쪽에 설치돼 있어 손이 닿기 어려웠고, 세면대에는 손잡이(안전바)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또한 용변기에는 기대기 편하도록 스테인리스 재질의 뒷받침대가 설치돼 있었는데, 물에 젖지 않는 푹신한 재질로 한 번 더 감싸면 이용자가 더욱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어 보였다.

여성장애인 화장실에는 세면대에 안전 바가 설치돼 있었으나, 용변기 근처 비상벨은 너무 구석에 설치돼 있었다. 또한 핸드드라이기가 너무 낮게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 이용하기는 오히려 불편했다.

진위역의 9개 여성화장실(일반)은 유아를 동반한 여성의 편의를 위하여 화장실 옆에 수유방을 설치하고, 에티켓버튼(물소리가 나는 기계)과 비상벨을 설치하여 여성들의 이용편의를 높인 것이 큰 특징이다. 경증 여성장애인들은 일반화장실을 많이 이용한다는 점에서 여성에 대한 배려를 잘 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진위역 장애인화장실은 대상을 받은 백운계곡 화장실보다도 장애인편의 면에서는 오히려 우위에 있었다. 백운계곡 화장실은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장애인화장실이 남·여공용으로 설치돼 있고 비상벨이 설치되지 않는 등 미흡한 점이 많았다.

화장실의 아름다움이란 거금을 들인 호화스러움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마음이 편안해지고 장애인, 비장애인, 노인 구분 없이 누구나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화장실안에 비상벨이 구석에 설치되 있고 세면대에 손잡이가 없는 것은 아쉬웠다. ⓒ박종태

남자 화장실소변기에 손잡이가 잘 설치돼 있다. ⓒ박종태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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