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진구 지역 장애인 130여명이 지난 7일 건국대 사거리에서 ‘광진구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박종태

“건대입구역은 장애인이용자의 이동편의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특히 2호선과 7호선 환승통로는 도저히 다닐 수가 없는 형편이다. 서울시와 광진구청은 즉각 개·보수 작업에 돌입하라.”

서울 광진구 지역 장애인 130여명이 지난 7일 건국대 사거리에서 ‘광진구 장애인 이동권 확보를 위한 궐기대회’를 개최해 서울시와 광진구청에 이 같이 촉구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광진구장애인단체총연합회, 광진구편의시설시민촉진연대, 광진구의회 등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날 궐기대회에 참석한 장애인들은 2호선 건대입구역 입구로 이동해 계단에 시멘트를 쏟아 붇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이 이동할 수 없으니, 경사로라도 만들어내라는 항의의 의미다.

이들이 시위를 벌인 이유는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의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의 환승통로가 장애인 이동경로를 고려하지 않아, 휠체어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휠체어장애인이 건대입구역에서 환승을 하려면 고정형 휠체어리프트를 무려 4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지상으로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다. 7호선(온수병원방향)에서 2호선으로 갈아탈 경우에는 7호선과 연결된 건대병원 안쪽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나가 횡단보도를 건너 한참을 지나야 2호선을 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만날 수 있다.

광진구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성명서를 통해 “본 연합회에서는 환승통로의 불편함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지역주민 2천여명의 서명을 받아 민원도 제기했지만, 관계행정기관들은 전혀 개선의 의지가 없다. 이에 우리는 장애인들을 대표해 길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광진구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장애인 및 노약자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만 선진복지국가 실현될 수 있다. 장애인 이동권은 매우 기본적인 초석을 다지는 일”이라며 “2-7호선 환승역 연결통로를 현재 지구단위에서 특별지구단위로 지정해 개선공사를 즉각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건대입구역에서 광진구청까지 가두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박종태

건대입구역 계단에 시멘트를 쏟아 붇고 있는 모습.ⓒ박종태

광진구장애인단체연합화장이 광진구청 도로과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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