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이 경사로를 없애고 사무실 증축공사를 하고 있다. ⓒ박종태

서울시 성동구 마장동 청계천 9가 소재 성동장애인종합복지관은 1993년 12월 21일 개관해 올해로 14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 복지관은 3층에서 6층까지 성동종합사회복지관이 사용하고, 지층부터 2층까지 장애인복지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복지관의 경사로시설이 잘 되어 있어 화재 등 비상시 대피하기에 용이한 것이 장점이었다. 장애인들의 생명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 지층까지 경사로를 설치해 주변의 칭찬을 받았었다. 그런데 성동구청은 지난 5월 복지관이 협소해 프로그램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판단, 경사로를 철거하고 사무실을 증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성동구청 장애인계 팀장은 “장애인들이 경사로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를 댔다. 이 팀장은 또한 엘리베이터 설치와 방화문 설치만을 주장했다. 화재 시 엘리베이터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한 안일한 발언이었다. 성동구 공무원의 말대로라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 비상구 및 계단도 철거하는 것이 옳은 것.

복지관 위탁운영을 맡고 있는 성모성심수도회측은 “화재 시 대피를 위한 베란다 설치를 구청 측에 건의를 했는데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경사로 설치가 어려울 때 사후대책으로 베란다를 층마다 건립하고, 지층은 경사로를 통해 대피하도록 하는 방안을 얘기한 것이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무엇일까? 현행 소방법, 건축법에 장애인의 생명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담겨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지는 못할망정 뒤로는 가지 말아야 하는데, 성동구청은 기꺼이(?) 뒤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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