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선정하는 제4회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받은 포천군 백운계곡 화장실. 하지만 장애인용 화장실은 남녀공용이다. ⓒ박종태

경기도는 지난 5월 1일부터 7월 30일까지 3개월간에 걸쳐 제4회 아름다운 화장실을 공개 모집했다. 무려 299개소가 응모했고, 교수, 전문가 등 심사위원 7명이 엄정한 서류심사와 현지심사를 거쳐 28개소를 올해의 아름다운 화장실로 선정했다.

대상을 받은 곳이 바로 경기도 포천군 백운계곡 화장실. 이곳은 내·외부 디자인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과 원격관리시스템이 적용됐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원격관리시스템은 이용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이 변기마다 설치된 센서가 이용자 수를 감지하고 내부 온도는 물론 전기·물 사용량까지 매 시간 체크해 담당자에게 알려주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휴지나 비누 등의 물품이 떨어진 경우도 바로 관리자에게 문자 메시지가 전송돼 관리자가 바로 대응할 수 있다.

우수화장실로는 의정부시 양지공원 화장실과 덕평휴게소 화장실 등이 선정됐다. 대상을 받은 포천 백운계곡 화장실과 우수상을 받은 의정부시 양지공원 화장실을 직접 방문해 장애인 화장실을 점검을 하였다.

백운계곡화장실은 흥룡사 입구 주차장 두 곳 좌우에 각각 설치되어 있었다. 대상을 받은 화장실은 좌측 화장실이었다. 비장애인 화장실은 문제가 없이 잘 설치가 되어 있었는데, 장애인 화장실은 남녀공용이었고 장애인화장실 마크도 없었다. 자동문 스위치가 너무 높게 설치가 되어 있었고, 장애인 화장실 내부에 비상벨 없었다.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없었다.

우수상 받은 의정부 양지공원 장애인 화장실은 여성용 화장실 쪽에 남녀공용으로 다목적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었다. 출입문도 좁고, 내부는 좁아서 전동스쿠터는 들어갈 수가 없는 지경이었고 전동휠체어도 내부가 너무 좁아 이용하기 매우 힘들 실정이었다. 장애인화장실에는 용변 후 자동으로 물을 내리게 하는 자동 센서나 세정당치가 전혀 안되어 있었고, 세면대에는 손잡이도 없었다.

장애인화장실을 남녀공용으로 설치한 두 곳에 어떻게 대상과 우수상이 주어졌는지 문의하니 경기도청측은 “한국화장실협회(수원소재)에 위탁을 주어 결정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좋은 화장실 만들기를 위한 운동을 하고 있는 전문기관마저 장애인화장실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장애인 마크도 없는 남녀공용 장애인용 화장실. 자동문 스위치도 너무 높게 설치됐다. ⓒ박종태

장애인용 화장실 내부. 응급상황시 사용하는 비상벨이 없고, 휴지걸이도 조금 멀리 설치됐다. ⓒ박종태

남자용 소변기에는 손잡이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박종태

우수상을 받은 의정부 양지공원 화장실 전경. ⓒ박종태

화장실 입구가 좁아 전동스쿠터를 이용해 들어가기가 어렵다. ⓒ박종태

공간이 좁아 전동휠체어 장애인이 사용하기 불편하고, 비상벨과 자동 세정장치도 없다. ⓒ박종태

총 4개의 세면대가 설치됐는데, 손잡이는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