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동휠체어를 타고도 싱크대에 접근할 수 있다. ⓒ박종태

서울시는 남산 옛 안기부 건물과 시정개발연구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국비 21억원, 서울시 자체예산 49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해 하루 300여명이 이용할 수 있는 서울 유스호스텔로 바꿨다. 이 유스호스텔은 2006년 2월 23일 문을 열었다. 에이블뉴스는 그동안 서울 남산유스호스텔을 2번 방문 취재해 편의시설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이곳 장애인 편의시설의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자가 취사장이 있는 7층에 엘리베이터가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하면 되지만 장애인들은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이동이 불가능하다. 7층에는 지붕 카페도 있다.

객실의 화장실은 턱이 없어 접근은 용이하나 내부 욕조가 공간을 차지해 너무나 협소한 상황이었고, 손이 불편하면 발로, 발이 불편하면 손으로 누를 수 있는 세정장치도 전혀 없었다. 장애인들을 위한 손잡이도 없었다. 1층 로비에 장애인화장실이 따로 설치돼 있었는데, 마찬가지로 세정장치가 불편한 상태였다.

건물 입구와 화장실 입구 계단에는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을 설치해 저시력장애인과 목발을 이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상태였다. 스테인리스 점자유도블록은 빛에 반사가 되기 때문에 저시력장애인의 보행에 혼란을 주고, 물기가 있으면 미끄럽기 때문에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나 비장애인들이 넘어지기 쉽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이 됐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서울시에 장애인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자가 취사장, 그리고 장애인 객실, 공중화장실내 장애인 화장실, 스텐인리스 점자유도블럭 등을 시정하도록 권고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고 나서야 서울 유스호스텔의 편의시설은 개선이 됐다. 먼저 7층 자가 취사시설을 접근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6층 611호 객실 내에 자가 취사시설을 만들었다. 싱크대는 휠체어나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 위해서 높낮이가 조절되는 제품이 설치됐다.

욕실 욕조와 화장실에 손잡이가 설치되는 등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객실도 바뀌었다. 객실은 가족들이 콘도식으로 시용을 할 수가 있는데, 유스호스텔 측에서는 장애인들이 단체로 오면 장애인 객실을 완전히 비워 그곳에서 취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를 하겠다고 전했다.

장애인 객실은 소파 침대가 있어 3인 사용이 가능하며 객실료는 66,000원이다. 1층 식당도 턱이 없어 편리하게 식당을 이용을 할 수가 있다. 1층 장애인 화장실도 비데 센서를 설치했고 문제점을 많이 고쳤다. 미끄러운 스테인리스 점자유도 블록도 다른 점자유도블록으로 교체했다.

아직 고쳐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세면대 손잡이가 없다는 것과 7층 하늘 카페에 접근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장애인들이 기피하는 이동형 리프트 설치해 이용하도록 한 점은 옥에 티다.

서울 유스호스텔은 이번 편의시설 개선으로 장애인 부부 및 가족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외국인 장애인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위상이 변했다. 전국의 유스호스텔과 콘도 등도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 리모델링을 시작해야할 때다.

개선된 장애인 객실내 화장실의 모습. ⓒ박종태

손잡이가 설치된 욕조의 모습. ⓒ박종태

장애인 객실의 모습. 장애인 단체 손님이 오면 취사장으로 활용이 된다. ⓒ박종태

장애인 화장실 욕실 입구. 턱이 없고 넓어 이용하기 편하다. ⓒ박종태

스테인리스 점자블록을 미끄럽지 않은 소재로 바꿨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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