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 전경ⓒ박종태

지난 6월 1일 부산광역시 남구대연 3동 유엔조각공원 맞은편에 부산남부장애인종합복지관이 들어섰다. 이 복지관은 1천 281㎡의 부지에 연면적 1695㎡ 지상 4층 규모로 총 28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건립했다.

이 복지관은 각종 편의시설과 재활시설, 재활상담실, 소회의실, 언어치료실, 미술ㆍ놀이치료실, 체력단련실, 정보화교육센터, 직업재활실, 대강당, 식당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각종 서비스 제공에 손색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장애인 편의시설을 둘러보니 미흡한 점이 눈에 많이 띄어 매우 아쉬웠다.

먼저 화재시 대피방법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위험상황에서 장애인들이 대피할 수 있는 경사로가 없었다. 탈출을 위한 구조대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배란다가 너무 좁아 구조대를 펼치기가 어려운 구조였다. 구조대는 무용지물인 셈.

장애인 화장실은 남·녀 구분되어 층별로 각각 1개씩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휠체어장애인이 많이 이용하는 건물임을 감안하면 화장실수가 적은 편이다. 더구나 자바라(미닫이)로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 문에 잠근 장치가 없어 당황스러웠다.

세정장치(손이 불편한 사람을 위해 다른 신체부위로 누를 수 있도록 한 장치)가 비데 뒤에 설치되어 있어 등으로 힘을 주면되지만, 변기뚜껑과 거리가 멀어 이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휴지걸이도 변기와 멀리 떨어져 있어 움직임이 불편한 뇌병변 장애인들에게는 불편할 듯 보였다.

뿐만 아니라 위험상황에서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없었다. 화장실 세면대는 크러치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일반 화장실도 너무 좁아 변기에 앉으면 무릎이 문에 닿을 정도다.

장애인 화장실 문은 자바라식인데 잠굼장치도 없다.ⓒ박종태

세면대에 크러치를 사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손잡이가 설치돼있지 않다.ⓒ박종태

일반 화장실도 너무 좁아서 앉으면 문이 닫히지 않는다.ⓒ박종태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려도 부족했다. 시각장애인들이 혼자서도 건물 내부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촉지도가 필요하지만 복지관 입구에는 촉지도가 없었다. 또한 계단의 시작점과 끝점, 화장실, 사무실 입구 등을 안내하기 위한 핸드레일 촉지도가 필요하지만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이 복지관에도 욕조 등 목욕시설 준비되어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물론 체력단련 실에서 운동을 하고 난후 이용할 수 있는 샤워시설이 있지만, 절단장애인이나 휠체어 장애인들은 이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욕조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장애인들이 일반 대중목욕탕 이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으므로, 새로 건립되는 복지관에서는 목욕서비스를 실시하면 좋을 듯하다.

장애인복지관이 모든 유형의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불편 없는 시설이 되기 위해서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해당구청과 복지관운영진 측이 잘 협의하여 보다 편리한 시설로 재탄생시키기를 바래본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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