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열차내 전동휠체어 탑승 공간. 안전대책이 부족하다. ⓒ전윤선

지난 15일 중증장애인 전윤선씨는 강원도 원주역에서 황당한 일을 당했다. 오후 5시5l분 원주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표를 끊으려는데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좌석이 없기 때문에 무궁화호에 탈 수가 없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이에 대해 원주역 관계자는 “단말기 모니터에 팝업으로 전동휠체어 사용자는 무궁화호 열차에 태울 수 없다고 되어 있어 지시를 받은 대로 처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좀더 자세히 상황을 살펴보니 영업상황반 책임자가 결정한 사항이었다. 이 관계자는 “지금 무궁화호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승객이 탈 수 있도록 개조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서 현재는 이용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철도공사 홈페이지에서 승차권을 예매하거나 구입하려고 할 때 무궁화호는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좌석이 있음을 알리는 휠체어 마크가 뜨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지적을 받아 이 관계자는 “문제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객차 개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일반차량팀측은 “휠체어 장애인들을 위해서 개조를 하고 있지만, 현재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탈 수 없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결국 전윤선씨는 한바탕 소동 끝에 열차를 이용할 수 있었다.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객차 내에는 안전을 위한 고정 장치가 없는 등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전윤선씨는 “철도공사의 안일한 장애인 편의시설 정책에 화가 난다”면서 “조속히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 6일 새마을호와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열차를 개선하라고 권고했고, 철도공사는 권고사항을 적극 수용해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