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없는 밥집. 유기농 농수산물로 음식을 만든다. 좌탁이고, 화장실이 불편한 점이 단점. ⓒ박종태 기자

천원을 갖고도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문턱 없는 밥집’이다. 음식을 먹고 나서 나가면서 카운터 돈 통에 천원 이상을 넣으면 되는 집이다.

값이 싸다고 질까지 떨어지지 않는다.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도록 배식대에 놓인 열무김치, 콩나물, 무생채, 오이채, 상추채 등은 천연 조미료와 유기농 농수산물로 만든 음식들이다. 먹고 싶은 만큼 가져가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 집에서는 꼭 지켜야 할 것이 있다. 불교의 발우공양처럼 고춧가루 하나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는 것. 음식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4인석 좌탁 14개가 있어 한번에 56명이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저녁에는 수익을 위해 제값을 받는 유기농 한정식집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집은 이름이 ‘문턱 없는 밥집’이지만 휠체어장애인들에겐 불편한 부분도 있다. 입구는 휠체어장애인들도 들어올 수 있지만 식탁이 좌탁이어서 휠체어에서 내려야한다. 화장실은 접근하기가 어렵다.

천원으로 자장면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울 신설동 동묘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신설동 방향으로 가다보면 ‘짱짜장’이라는 집이 있는데, 천원으로 자장면, 가락국수 등 중식과 한식을 골고루 즐길 수 있다.

1층으로 입구에 턱이 없고 내부 공간이 넓어서 휠체어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천 원짜리라고 맛도 떨어지리라는 생각은 오산. 3천 원짜리 자장면과 맛 차이가 없다. 음식과 물을 직접 갖다 먹어야 하지만 장애인들이 오면 직접 갖다 주기도 한다.

짱짜장. 가락국수와 자장면이 1천원이다. 내부 공간이 넓어서 휠체어장애인도 접근 가능. ⓒ박종태 기자

*문의: 문턱 없는 밥집 02-324-4190 짱짜장 02-2234-5544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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