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교통안전협회(대표 김기복)가 국가 표준도 없고 기술인증도 받지 않은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의 설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지난 5월 8일자로 접수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교통사고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비영리민간단체인 시민교통안전협회는 이 공문에서 “음향신호기를 생산하는 업체가 전파연구소 고시 무선설비기술 기준에 부적합해 기술인증을 받은 업체는 1개사밖에 없는 실정이고, 이 기술인증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국가표준이 없기 때문에 성능과 기능에 대한 검증이 안 되는 실정으로 새 음향신호기를 납품받아 시설을 확충해도 기존에 잦은 고장으로 발생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민교통안전협회는 “경찰청기준에 맞는 제품이라도 전파법에 따른 불법제품이라는 점과 설치 후 발생될 수 있는 문제점 때문에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음향신호기에 대한 국가표준이 만들어지고, 또 기술기준에 적합한 제품이 생산될 때까지 사업을 중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민교통안전협회는 같은 날 건설교통부에도 공문을 보내 “음향신호기와 음성유도기를 설치하는 정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반드시 국가표준 인증을 받을 제품만을 설치하도록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법에 규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시민교통안전협회는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법이 개정되고 음향신호기의 국가표준이 만들어지고 음성유도기의 품질인증이 될 때까지 지방자치단체에 음향신호기와 음성유도기에 대한 신규 발주를 모두 중지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시민사회단체가 나서서 음향신호기 신규 설치 중단을 요청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일부 지자체에서 음향신호기 신규 설치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시측은 시민교통안전협회측에 경찰청 규격에 맞다면 음향신호기를 설치할 것이라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대전광역시와 대구광역시도 이미 음향신호기 신규 설치를 위한 용역을 발주해놓은 상황이다.

한편 희망제작소는 건설교통부의 의뢰를 받아서 오는 6월 19일 오후 2시 서울시 종로구 수성동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음향신호기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국가표준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