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배 코리아 오픈 장애인사격대회가 열리고 있는 청주 라마다 호텔 전경. ⓒ라마다호텔

제2회 직지배 코리아 오픈 장애인사격대회(2nd JIKJICup Korea Open Shooting Championships)’가 지난 3일 개막했다. 오는 10일까지 총 8일간의 일정으로 청원군 내수읍에 소재한 충북 청원종합사격장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2회째 맞는 ‘장애인사격대회’는 아시아 최초로 ‘국제장애인사격연맹’의 MQS(올림픽기준기록) 인증을 받은 국제대회. 지난 1회 대회에 비해 참가인원이 두 배 이상 늘어나 명실공히 국제적인 장애인대회로 거듭나게 됐다. 총 14개국에서 선수·임원 등 14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3개 분야 16개 종목의 경기가 치러지고 있다.

지난 4일, 개막식이 치러지고 있는 청주시 율량동의 ‘라마다 호텔’을 찾아가봤다. 이 호텔은 개막식과 폐막식장으로 사용되며, 선수단 숙소로도 사용된다. 라마다 호텔은 지상 21층 연면적 3만5천400평으로 꽤 규모가 크며, 지난해 8월 개관해 내부 시설이 매우 깨끗했다.

개회식 행사장도 매우 넓어 휠체어장애인들이 이동하기 용이했으며, 식사 메뉴도 지난 1회 때는 뷔페식이었지만 움직이지 않고 먹을 수 있는 ‘풀코스’ 요리를 준비해 장애인 참가자들이 편히 식사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호텔내부의 장애인편의시설은 엉망이었다. 호텔 내부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이나 안내도가 없었으며, 특히 장애인 화장실 편의시설은 ‘최하’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호텔은 청주시내에서 가장 좋은 호텔이라고 손꼽히는 최상급 호텔으로 알려져 있다.

남자 화장실 안쪽에 설치된 1층 공용장애인 화장실. ⓒ박종태 기자

세면대 손잡이가 너무 튀어 나와있어 불편하고, 용변기 손잡이가 잘못 설치돼 있다. ⓒ박종태 기자

우선 1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설치돼 있지만, 남·여공용으로 설계돼 있고 남자 화장실 앞에 위치하고 있어 여성장애인들은 이용하기 매우 불편하다. 2층에는 장애인화장실이 아예 없다.

개·폐막식이 열리는 대연회장이 위치한 3층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용변기 손잡이의 위치가 잘못 설치돼 있었으며, 비상벨과 센서도 없었다. 또한 남자화장실 소변기에는 지체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손잡이도 없었다.

휠체어장애인들이 많이 참여하는 이런 행사에서 ‘엘리베이터 등 이동문제’와 ‘화장실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휠체어장애인들이 화장실을 사용하기 위해 장시간 대기하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었는데, 이는 행사진행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이 호텔의 화장실들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에서 정하고 있는 기본적인 사항도 준수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었다. 준공검사에서 어떻게 합격점을 받았는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계단에는 점자유도 블럭이 전혀설치가 안되있다. ⓒ박종태 기자

개회식 전경.ⓒ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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