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여명이 함께 한 제10회 카리타스 장애인 체육축제. ⓒ박종태 기자

장애인들을 위해 열린 행사가 장애인들을 오히려 불편하게 만드는 일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모범적인 장애인 행사가 열려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가 지난 4월 25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대구·경북지역 시설 장애인들과 재가장애인들, 봉사자 등 3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한 ‘제10회 카리타스 장애인 체육축제’는 장애인들의 큰 호응 속에 진행됐다.

이날 대구대교구장인 최영수(요한) 대주교 대신해 조환길 보좌주교는 격려사를 통해 “생긴 모습과 성격은 각각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필요한 귀한 존재들”이라며 “우리 모두는 하나요, 우리 모두는 희망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정신을 가슴에 다시 한번 새기고자 만들어진 카리타스 장애인 체육축제가 올해로 벌써 10번째를 맞이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로 어울려 만들어내는 오늘의 이 축제에는 우리를 살게 하는 사랑이라는 귀한 삶의 원동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는 예년의 체육경기 위주에서 탈피해 장애인, 비장애인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축하공연(초청가수 우연이, 너훈아, 삼성라이온즈 응원단, 밸리댄스, B-Boy공연, 난타 공연)을 확대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행사장 주변에는 장애인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이벤트성 놀이기구들도 다양하게 설치했다. 실내체육관에서 개회식을 마치고 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겨서 식사를 하고, 삼성 라이온스야구단 배영수, 박진만 선수 사인회도 열었다.

특히 점심시간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해 식탁을 준비해 편안히 식사할 수 있도록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옆에서 중증장애인들의 식사를 도왔다. 식사뿐만 아니라 자원봉사자들이 곳곳에 배치돼 구석구석 장애인들에게 손길을 뻗쳐 불편을 최소하는데 주력했다.

한 가지 옥에 티라면 실내 체육관에서 행사를 할 때 장애인화장실이 남여 공용으로 하나밖에 없어 불편했다는 점.

자원봉사자들이 체육관 앞 테니스장 장애인화장실로 안내를 해 불편을 최소하려고 노력했지만 남자 장애인화장실은 손잡이가 떨어져 불편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구시청 문화 체육국장은 장애인 화장실의 보수를 약속했다.

식탁을 준비해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박종태 기자

자원봉사자들이 중증장애인의 식사를 돕고 있다. ⓒ박종태 기자

천막 아래서 식사를 하고 있는 장애인들. ⓒ박종태 기자

삼성라이온스야구단 배영수, 박진만 선수 사인회도 열렸다. ⓒ박종태 기자

[축하한마디]장애인 등의 특수교육법 국회통과 축하 리플달기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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