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편의시설은 주변 건축물이나 구조물과 조화를 이뤄 설치돼야한다. 또한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평소에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장애인 편의시설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는 현장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편의시설이 오히려 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기도 하다. 몇 장의 사진을 통해 서울시내 편의시설 실태를 짚어봤다.

첫 번째 사진. 성동구청 앞 횡단보도. 개념없이 설치된 화분이 시각장애인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두 번째 사진. 성동구청 입구 촉지도. 청소를 전혀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세 번째 사진. 강남역 근처 신호등. 점자블록 가까이 길 한가운데 설치해 매우 위험하다. <에이블뉴스>

네 번째 사진. 강남역 인근 골목. 점자블록 가까이 설치된 볼라드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첫 번째 사진은 성동구청 앞 횡단보도의 모습이다. 횡단보도가 시작되는 부분에 커다란 화분 3개가 놓여있다. 미관을 위해서라기보다 차량이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인 듯 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을 위해서 설치한 점자 유도블록이 무용지물이 됐다. 아니, 오히려 시각장애인 보행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두 번째 사진은 성동구청 입구에 설치된 촉지도이다. 촉지도는 건물 내의 부서 위치 정보를 시각장애인들에게 알려주는 편의시설이다. 이 촉지도는 시각장애인들이 손으로 직접 만지는 시설이기 때문에 청결이 중요하다. 하지만 성동구청이 청소를 전혀 안 해 먼지가 쌓여있는 실정이었다. 매일 세수를 하듯이 구청의 얼굴인 촉지도도 청소를 해야 한다. 촉지도가 시각장애인들의 건강을 해치는 시설이 돼서는 안될 일이다.

세 번째 사진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양재방향으로 가는 길목에 설치된 횡단보도(하나은행옆) 신호등이다. 점자블록 가까이 길 한가운데 설치가 되어 있는데 매우 위험하다. 지하철공사를 하면서 옮겨 놓은 것이었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다칠 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관할인 수서경찰서 교통과측에 신호등 밑을 스펀지 등 푹신한 걸로 감싸달라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계속 방치되고 있다.

네 번째 사진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양재방향으로 가다보면 하나은행옆 골목 횡단보도 근처에 볼라드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다. 지하철 공사 때문에 인도가 좁아졌는데 볼라드까지 점자블록 가까이 설치되어 시각장애인들이 다칠 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혼잡할 경우에는 일반 시민들도 부딪쳐 다치기 십상이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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