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 안전을 고려해 가드레일이 설치됐다. <에이블뉴스>

지난해 9월 26일 개관한 수원장애인종합복지관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각 장애인 당사자들은 명예 감독관으로 참여시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었다.

박동수(신체장애인복지회 수원시지부장), 김원대(장애인편의시설도민촉진단), 김환우(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수원시지회장), 김승택(시각장애인), 김영삼(경기도농아인협회 수원시지부장), 박종태(에이블뉴스 객원기자) 등이 명예 감독관으로 활동했었다.

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모여서 장애인 편의시설의 문제점에 대해 토론하면서 수원장애인종합복지관을 전국에서 가장 편리한 복지관으로 개관시키고자 노력했지만, 복지관측은 정작 개관식날 당일까지 명예 감독관들이 지적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고치지 않았었다.

이 복지관을 위탁 운영을 하는 수원인제학원측은 지적된 불편사항을 3개월 내에 고치겠다는 약속했고, 그 후 복지관측에서 먼저 연락해 지적한 사항을 고쳤으니 점검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오전 방문해 둘러보았는데, 그동안 장애인의 추락 위험성이 문제가 됐던 수영장에는 가드레일이 설치됐고, 추위를 방지하기 위해 창문에 비닐도 덮어 씌워졌다. 화장실에는 ‘비었음’ 또는 ‘사용중’을 알리는 알림판이 설치됐고, 장애인 전용화장실에는 샤워기 및 비상벨이 설치됐다.

점자도서관 기둥에는 시각장애인이 부딪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완충장치가 설치됐고,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다용도 의자가 설치되는 등 많은 부분이 고쳐지거나 개선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수영장에는 입수용 휠체어도 6개나 비치되어 있었고, 비상시 이용하는 경사로에는 연기가 빠져나가는 환기구 역할을 하도록 창문이 20개 설치됐다. 경사로 손잡이도 2중으로 설치되어 장애인 어린이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안내석도 휠체어 높이에 맞추어 턱을 낮추고 의자를 준비해 놓았으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인의 활력과 운동을 위해 탁구대가 준비됐다. 특이한 점은 혼자서도 탁구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탁구로봇이 설치됐다는 점.

아쉬운 점은 시각장애인들이 편리하게 복지관을 출입하도록 음성유도기를 설치했는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로부터 인증을 받지 않은 구형제품이 외부 출입구에서 2개가 발견됐다는 것.

실내 곳곳에는 TTA 인증을 최근에 다시 받은 제품이 설치됐는데, 동시에 동작하지 않고 거리제어나 순차제어가 잘 되고 음질이 좋았다. 다만 이 제품들도 개정된 전파인증을 받지 않았다는 점은 흠이었다.

그 이유를 문의하니 현재 시험 중이라고 전하면서 최근에 인증을 받아야 한다는 공문을 받았고, 전파형식 인증시험을 받는 기간이 필요했다면서 인증검사가 완료되면 인증서를 바로 붙이겠다고 전했다.

복지관측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옥의 티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우선 문 앞이 바로 경사로이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손잡이에 경사로 안내 촉지판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장애인전용 화장실에만 알림판이 없고, 수영장 장애인화장실에는 비상벨이 없다는 점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시각장애인 도서관 및 녹음 청취실 벽부 모서리와 책꽂이 모서리 부분에는 충격방지용 보호대가 없어 시각장애인의 안전이 우려되었다.

종합하자면, 전국의 다른 복지관과 비교해 이 복지관은 비상시 경사로와 탈출구등이 잘 설치되어 있는 편이었다. 예전에 비해 장애인의 안전과 편리성을 많이 배려해 여러 시설이 획기적으로 발전되어 있는 모습이었다.

도서관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가 들어섰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전용화장실에는 용변 실수시 쓸 수 있도록 샤워기까지 설치됐다. <에이블뉴스>

화장실문에는 사용중, 비었음을 알리는 알림판이 설치됐다. <에이블뉴스>

녹음실과 독서실내 벽변 모서리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충격완화 장치가 필요하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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