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의 용인시청 전경. <에이블뉴스>

[현장조사]문화복지행정타운 용인시청

경기도 용인시 삼가동 산 1번지에 들어선 용인시청 건물의 명칭은 ‘문화복지행정타운’. 2005년도 7월에 준공된 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16층 규모로 총 사업비가 1천600여억원이 투입됐다. 준공 당시 편의시설을 점검한 적이 있는데 지난 12일 이곳을 다시 찾아 장애인화장실 등을 점검해봤다.

일단 건물이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와 비슷한 규모로 놀라웠다. 출입구는 두 곳이었는데, 시각장애인용 촉지도가 오른쪽에만 설치가 돼 있었다. 부식형으로 점자가 작아서 읽기 불편했고, 청소를 하지 않아 먼지가 쌓여 있었다.

계단 등에 점자유도블록이 잘 설치돼 있었으나 일부 떨어져 나간 곳도 보였다. 계단손잡이에는 핸드레일 촉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었다. 민원실에는 민원서식을 작성하는 작업대가 4개가 설치되어 있는데, 너무 높아 휠체어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실정이었다.

권위적인 관공서 이미지를 탈피하려면 민원접수대를 철거하고 민원인과 일대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직원들은 앉아서 업무를 보고 민원인들은 서서 민원처리를 하는 것은 구시대적 모습이다. 용인시청에는 섬기는 자세가 엿보이지 않았다.

용인시청이 가장 잘하고 있는 부분은 16층에서 1층까지 비장애인들과 마찬가지로 장애인화장실을 설치했다는 점이다. 1층 사회복지과 앞 장애인화장실을 제외하면 공간이 조금 좁아 불편하기는 하지만 남녀가 구분되어 있었다.

일부 비장애인들은 아니 장애인들조차 장애인화장실을 남녀로 구분해 설치하는 것에 대해 예산낭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장애인화장실은 남녀를 구분해 설치해야한다. 이것은 비장애인 화장실을 남녀로 구분해 설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만약 장애인화장실만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장애인의 성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장애인화장실의 비상벨이 누르기 편하게 용변기 옆에 설치가 안 되고 조금 떨어져 설치가 되어 있었다는 점은 아쉬웠다. 장애인화장실에 화분, 청소도구가 쌓여있어 청사 관리자에게 치워줄 것을 부탁하니 즉각 지시가 떨어졌다.

이외에도 남자화장실 소변기에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을 위한 손잡이가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점은 곧바로 시정해야할 부분이다. 대체적으로 장애인들을 위해서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지만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은 속히 고쳐야할 것이다.

민원대가 너무 높아 휠체어장애인들은 이용하기 어려우며, 주민들도 서서 민원을 처리해야한다. <에이블뉴스>

건물은 넓지만 촉지도는 한곳밖에 없으며, 부식형으로 점자를 읽는 것이 불편하다. 버튼도 고장이 나 있었다. <에이블뉴스>

1층 사회복지과 앞 장애인 화장실은 크고 좋으나 비상벨이 멀리 떨어져 설치되어 있었고, 쓰레기 봉투 등이 있었다. <에이블뉴스>

남자 소변기에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들에게 불편하다. <에이블뉴스>

[리플합시다]2007년 황금돼지해, 장애인들의 소망은 무엇인가?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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