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 가는 길에 있는 횡단보도에는 점자블록도 없고 변압기마저 버티고 있어 위험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단체활동가대회 2일째 되던 날인 지난 1일 경주와 인근지역 문화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쌈밥 집에서 식사를 하고 첨성대 가는 길에 있는 횡단보도를 보니 점자유도블록도 없고 변압기마저 버티고 있어 시각장애인이 다칠 우려가 높았다.

첨성대 입구에는 경사로가 잘 설치됐는데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도 올라가기 힘들만큼 너무 가팔랐다. 수동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옆에 누가 없다면 올라갈 수가 없고, 올라가더라도 뒤로 넘어질 위험이 높았다. 화장실은 거품식 양변기가 깨끗이 잘 설치가 되어 있으나 입구에 턱이 있고 내부가 좁아 휠체어장애인들은 이용할 수가 전혀 없었다.

포항제철 가는 길에 바닷가 무열왕릉을 찾았다. 그곳에는 공중화장실내 장애인 화장실이 있고 경사로가 잘 설치됐으나 장애인화장실이 창고로 변해 있었다. 세탁기가 들어오고 상인들이 쌓아놓은 건어물로 인해 용변을 볼 수가 없었다.

공중화장실 내부에는 양변기도 없어 휠체어장애인이나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들은 이용할 수가 없었다. 장애인들은 포항제철에 도착해서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경주 유적지 문화탐방을 하면서 장애인 화장실이 없거나 이용률이 적다고 창고로 사용하는 경우를 보고 활동가들은 실망이 컸다. 경주시는 문화 유적지를 장애인들도 마음 놓고 관람을 하도록 장애인 화장실 설치와 관리에 힘을 쏟아야한다.

이번 활동가대회 환영 인사를 경주 부시장이 했는데 이러한 장애인 불편을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문제는 장애인편의시설시민촉진단이 경주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경주유적지 장애인 불편사항을 정확히 조사해 경주시청에 건의해 시정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첨성대 화장실을 깨끗하게 잘 설치돼 있었는데, 턱이 있고 내부가 좁아 휠체어 장애인들은 사용할 수가 없었다. <에이블뉴스>

경주 첨성대 입구에 있는 경사로가 가팔라 수동휠체어 장애인은 물론 전동휠체어 장애인도 이용하기 힘든 상태였다. <에이블뉴스>

경주 무열왕릉 공중화장실내에는 장애인화장실이 경사로까지 잘 설치가 되어 있으나 내부는 창고로 변해 있었다. <에이블뉴스>

전국장애인단체활동가대회 폐회식때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참가자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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