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선 신용산역 부근에 있는 흉물스런 육교. <에이블뉴스>

서울 노량진에서 한강철교를 지나서 삼각지까지 가보면 과연 이곳에서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바로 횡단보도가 너무 없어 반대편으로 건너가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한강대교를 자나자 마자 4거리 앞, 용산역앞 용산 우체국 앞, 삼각지 전쟁기념관 앞을 제외하고는 횡단보도가 전혀 없다. 4호선 신용산역에 지상으로 나오는 엘리베이터라도 있으면 역사 엘리베이터를 통해서라도 건너갈 수가 있는데 엘리베이터도 없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목숨을 걸고 무단횡단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 한강대교를 지나서 삼각지까지 흉물스러운 육교가 3곳이나 있다. 비장애인들도 육교를 올라 다니기를 힘들어한다. 겨울에는 미끄러워 안전사고의 위험까지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보행권이 실종된 셈이다.

그동안 장애인들은 서울시에 민원을 제기해 용산 쪽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때 이 문제로 용산구내 장애인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이 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이러한 노력이 이제 결실을 이룰 것 같다.

서울시는 오는 8월에 용산에 중앙버스 전용차로를 만들면서 버스정류장에 횡단보도 3곳을 설치할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청 도심 교통개선반 중앙차로1팀에 따르면 용산우체국앞, 용산역앞 버스정류장에 횡단보도가 들어선다. 한강철교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는 이용률이 떨어져 금영빌딩(제일은행)옆 엘지주유소와 데이콤빌딩 사이로 옮긴다.

하지만 육교는 1곳만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삼각지에서 서울역까지 연장해 중앙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할 것인지도 지금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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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버스전용차로가 교통 흐름을 막는다는 지적도 있다. 횡단보도가 많아지니 신호대기가 많이 발생하고 되고, 오히려 버스가 느려지게 되는 현상도 있다는 점 때문이다. 물론 장애인들은 불편한 버스를 이용할 수가 없어 대부분 자가용을 가지고 외출한다.

차량 흐름도 중요하지만 서울시가 걷고 싶은 도시가 되려면 횡단보도가 더 많아져야한다는 것이 장애인들의 생각이다.

시흥에서 대방로, 오류동에서 영등포 사이도 중앙버스전용차로가 생기면서 횡단보도가 많이 설치됐고, 영등포역앞도 지하도가 있지만 횡단보도가 설치돼서 장애인들과 함께 비장애인들도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

4호선 신용산역 부근 육교에서 한강대교쪽을 바라본 모습. 횡단보도가 전혀 없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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