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교구 천주교유지재단(대표 장봉훈)이 위탁운영하는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 개관 미사 장면. <에이블뉴스>

지난 5일 충북 보은군에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이 개관했다. 그런데 개관식에 참석한 장애인협회 회원과 노인회 실무진, 지역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협소한 공간을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이용시설로 나누어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 복지관은 약 25억을 투자해 건축 연면적 2128㎡의 부지에 2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사무실, 관장실, 회의실, 식당이 있고, 2층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보은군장애인연합회 및 보은군노인회 사무실로 활용될 예정이다.

보은군장애인연합회측은 “신축된 건물 내에서 장애인복지관과 노인복지관이 운영하는 각종 프로그램 및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하는 공간은 2층뿐인데, 매우 협소할 뿐더러 장애인들이 출입하는 장애인연합회의 사무실에는 휠체어조차 들어올 공간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은군노인회 측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보은군장애인연합회측은 “당초 옥천군노인장애인복지관을 건립하기 위해 건물을 시공하였으나, 장애인들의 요구와 항의가 이어져 결국 노인·장애인복지관으로 통합하여 같이 사용하기로 결정했으며 장애인을 위한 배려로는 화장실 보수 공사만 이루어진 것이 고작” 이라고 말했다.

시설 현황을 알려주는 표지판. 공간이 좁아 노인도, 장애인도 불편한 실정이다. <에이블뉴스>

또한 보은군장애인연합회측은 “사무실 공간이 협소한 것도 문제지만, 장애인들이 이용할 화장실도 불편한점이 많고, 강당에는 계단이 있어 장애인들의 이동에 여간 어려움이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용시설이 2층에 위치한터라 화재등 비상시에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보은군장애인연합회측은 “충북도청에 항의도 하고 건의도 하였으나, 장애인복지 담당자들은 문제점을 고치겠다는 말만 이구동성으로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장애인복지관 건물을 새로이 건축하여 보은군 2천400여명의 장애인들이 제대로 된 프로그램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은군측은 “지방자치단체에 복지예산이 이양된 것은 사실이나 예산이 부족하고 재정이 어려워 현재로는 노인이용시설과 장애인이용시설을 별개로 불리해 신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플합시다]시각장애인 안마사 위헌 충격! 해결책 없나?

[투표합시다]장애인복지진흥기금 250억원 논란 결론, 당신의 의견은?

지역주민들은 “장애인이용시설이 신축되어 지역장애인들이 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무엇보다 반가운 일이지만, 휠체어 출입도 힘든 시설 여건에서 필요 서비스와 요구가 확연히 다른 장애인과 노인이 한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보완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이 복지관은 청주교구 천주교유지재단(대표 장봉훈)이 3년간 위탁 운영한다.

보은군장애인연합회 사무실의 문은 여닫이 문이라 목발이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사용하기 매우 불편하다. <에이블뉴스>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의 전경. 협소한 공간때문에 노인도, 장애인도 만족 못하는 복지관이 되고 말았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