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9일은 우리나라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이라 법정 공휴일이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인데 2022년 5월 10일부터 2027년 5월 9일까지다. 선거운동 기간은 2022년 2월 15일부터 3월 8일까지다.

그동안 대통령 입후보자들이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우며 치열한 물밑 작업을 해 왔는데 15일부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라 거리에는 여기저기 선거운동 종사자들이 줄을 서서 후보들을 홍보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는 대통령 선거뿐 아니라 국회의원 지자체장 지자체 의원 등 공식적인 것만 해도 여러 선거가 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장애인 단체장 선거도 나름대로 그에 못지않게 치열하다.

부시련 제15대 김복명 회장 당선자. ⓒ이복남

지난 2월 8일에는 부산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이하 부시련) 회장 선거가 있었다. 입후보자는 1번 김복명 후보, 2번 권용생 후보 두 사람이었다. 부시련 회장 선거는 시각장애인들이 직접 투표로 선출되므로 투표 모습을 스케치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등 여러 가지 상황으로 투표 모습은 스케치하지 못했다.

선거 공약은 1번 김복명 후보나 2번 권용생 후보가 그게 차이가 없었으나 1번 김복명 후보가 당선되었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김복명 당선자와 약속을 잡을 수가 있었다.

부시련 회장의 임기는 4년인데 이번 선거는 제15대 회장 선거이고, 임기는 2022년 3월부터 2026년 2월 말까지인데, 연임할 수 있으며 중임에 대해서는 특별한 제한은 없단다. 즉 두 번 세 번도 연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시련의 총 회원 즉 유권자는 2,305명인데 이 가운데 867명이 선거에 참여했다. 이 중에서 1번 김복명 후보 507표, 2번 권용생 후보 350표 그리고 무효가 10표였다.

코로나로 인한 방역 거리두기 등으로 선거종사자들은 엄청 조심했고, 투표소에는 한 번에 20명씩만 입장 시켰다고 한다. 투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였는데 직장 등으로 저녁 시간을 더 늘려 달라는 요구가 있었지만,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안 된다고 한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에 당선된 김복명 당선자는 현 회장이다. 김복명 회장은 2018년 제14대 회장에 당선되어 임기 4년을 보낸 사람이다.

“그동안 회장으로서 산하에 있는 점자도서관과 시각장애인복지관을 위해서 여러 가지로 노력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회장 선거에는 당선되었다. 특히 시각장애인복지관은 그동안 부산시로부터 운영권을 위임받아 운영해 왔는데 현재 1차와 2차 심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3차 심사를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생겼을까?

“시각장애인복지관은 그동안 부산시에서 심사했는데 조례가 개정되어 부산시의회에서도 심사하게 되면서 복지관 운영이 시의회 심사위원들에게는 미흡해 보인 모양입니다.”

부시련 회장 선거 모습. ⓒ부시련 제공

여러 가지가 미흡하다고 하신 것은 겸손이실 테고 이번 선거에서 우승했던 요인은 현 회장으로서의 프리미엄도 작용했을 터이고 그 밖에 어떤 것이 주효했을까.

“시각장애인들에게 김장 김치 전달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사업이지만 김장 김치 7kg를 전달받기 위해서 시각장애인들이 연합회 사무실까지 온다는 것에는 무리가 있어서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는 130명 정도는 집으로 배달해 주었고 나머지도 몇 개 지하철역에서 배포를 했는데 점차 가정으로 배달 해 줄 예정입니다.”

그 밖에 지회를 설립과 쉼터를 만들겠다고 하셨는데 어떤 계획이실까.

“현재 지회는 제가 회장이 되기 전에 만든 부산진구지회밖에 없습니다. 몇 번이나 부산시에 지회와 쉼터를 만들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직원 한 사람 정도의 인건비를 요구했는데 안 된답니다. 다른 장애인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어느 독지가의 희사로 사무실을 얻고 우리가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봐야 하겠지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지회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나서야 그다음 문제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나서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김복명 회장님도 중도 시각장애인으로 알고 있는데 회장님은 어디를 나왔습니까?”

김복명 회장은 부산맹학교를 나왔다고 했다.

“마흔일곱 살에 맹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지금은 맹학교 입학에 나이 제한이 없지만 47살에 맹학교 입학이라니,

“마흔 다섯 살까지는 엔지니어로 일반 회사에 다녔는데 망막색소변성증이 와서 회사를 그만두고 재활교육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지금은 거의 볼 수 없지만, 그때만 해도 많이 봤기 때문에, 같이 재활교육을 받던 사람 중에 산업재해로 전맹이 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친구하고 같이 맹학교에 가기로 해서 간단한 시험도 치르고 면접도 봐서 둘 다 합격했습니다.”

투표를 기다리는 사람들. ⓒ부시련 제공

맹학교는 3년이고 수련원은 2년이지만, 수련원보다는 맹학교가 낫다고 해서 맹학교를 택했는데 그 친구가 입학식에 안 와서 할 수 없이 혼자 맹학교를 다녀야 했단다.

부산 맹학교는 동래구 명장동에 있는데 시각장애인 1급이라도 혼자서 다닐 수 있었기에 학교 버스를 타고 통학했다. 학교 졸업 후에 안마원에서 안마를 하면서 부산진구지회를 설립했고 현재 부산진구지회는 장애인근로지원 사업 등을 하면서 그런대로 독립을 했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이 천 냥이라면 눈이 구백 냥이라 할 만큼 시각장애인은 그 자체가 엄청난 시련이고 장애라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각장애 그 자체가 불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눈을 감고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부시련 지회와 쉼터가 꼭 필요한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행사나 모임도 못 하고 있지만, 그래서 시각장애인들이 우리 연합회의 발전을 제대로 체감을 못 하는 것 같은데 연합회도 조금씩 변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은 물론이고 비장애인들도 연합회에 관심을 가지고 협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복명 회장은 4년 임기 동안 최대한 불편이 없고 좀 더 나은 복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지만 하루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보다 많은 사업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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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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