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앞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회원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1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인근 왕복 4차선 대로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과 비장애인 활동가, 형광색 옷을 입은 경찰들이 대치하고 있었다.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보건복지부 주관)이 개최되는 63스퀘어 별관 행사장에 ‘초대’ 받지 못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공투단) 회원들이 행사장 진입을 요구하며 도로를 점거했다.

점거한 대로의 2개 차선은 장애등급제 진짜 폐지, 중증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 등의 내용이 적힌 대형 현수막이 자리했다. 규탄대회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이 행사장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경찰에 제지되기도 했다.

420공투단이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하려는 이유는 내빈인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을 만나 오는 7월 단계적으로 폐지되는 장애등급제의 문제점을 알리고 ‘진짜’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탈시설 지원에 관해 구체적인 답변을 얻기 위한 목적도 기념식 참석의 이유 중 하나다. 420공투단은 이 사안과 관련해 수차례 이낙연 국무총리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장애등급제는 오는 7월부터 단계적 폐지가 진행되지만 420공투단은 ‘가짜’ 폐지로 보고 있다. 등급제 폐지의 필수조건인 실효성 있는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420공투단에 의하면 국정과제인 탈시설 지원의 경우 올해 예산은 한 푼도 없다. 전국의 장애인거주시설은 2017년 12월 기준1517개소이며 이곳에서 생활하는 장애인은 3만 963명이다.

도로점거 농성에 참여한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사진 좌)과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형숙 회장(사진 우). ⓒ에이블뉴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최용기 회장은 “우리는 개인별 지원체계 속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다. 사회에 통합해 참여하고 배제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읖 뿐이다. 우리의 요구가 잘 못 된 것인가”라고 되물은 후 “처절한 외침이 있는 이곳에 와 우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형숙 회장은 “기념식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러 왔으나 경찰의 제지로 들어가지 못했다. 경찰은 초대권이 있는 사람만 입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장애인의 날에 정부가 대놓고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 행사장에 참석하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420공투단은 오전 11시 50분 경 규탄대회를 마친 후 해산했다.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장에 진입하는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회원이 경찰에 제지당하는 모습. ⓒ에이블뉴스

한 장애계 인사가 제39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장에 입장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