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진희·김하은 학생이 22일 대구대 사범대 강당에서 열린 ‘2018년 전기사범대학 학위 수여식’에서 사범대학교 정철 학장이 수여한 총장 모범상을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박종태

대구대학교 같은 학과 동기이자 기숙사 룸메이트로 서로의 눈과 발이 되어준 선천성 시각장애 1급인 김하은(22·여) 학생과 휠체어 사용 장애인 지체장애 1급 설진희(26·여) 학생이 4년 동안의 학업을 마치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었다.

이들은 22일 대구대 사범대 강당에서 열린 ‘2018년 전기사범대학 학위 수여식’에서 말 그대로 빛나는 졸업장을 받았다. 여기에 하은 학생은 모범상, 진희 학생은 모범상, 우수상, 페스탈로치 인재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들은 ‘2019학년도 공립 중등교사(특수학교·특수학급) 임용시험’에 나란히 도전해 각각 서울·울산지역 교사 합격한 상태로 하은 학생은 울산 혜인 특수학교, 진희 학생은 서울 정진 특수학교에 배치돼 근무를 앞두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2015학번인 이들의 인연은 신입생 입학식 때 옆자리에 앉게 되면서 시작됐다. 1학년 때 같은 기숙사 옆방에 살면서 친해졌고, 2학년 2학기 때부터는 아예 같은 방을 쓰기 시작했다. 2년 넘게 기숙사 방을 함께 쓰면서 서로의 눈과 발이 돼 주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하은 학생이 임용시험을 준비하면서 동영상 강의를 들을 때 그림이나 도표는 진희 학생이 직접 설명해 주곤 했다.

학과 내에서도 이 둘의 끈끈한 우정은 익히 잘 알려져 있다. 사범대학 특성상 같은 수업을 많이 듣게 된 두 학생은 함께 과제를 할 때가 많았고, 시험공부를 할 때 서로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주는 등 학업 면에서 상호 부족한 부분을 채워줬다.

하은 학생은 “비장애학생과 룸메이트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괜히 미안해 질 때가 있는데, 진희 언니와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면서 서로 부담 없이 지내다 보니 마음까지 터놓는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친목을 쌓는 학내 동아리에서 함께 활동했고, 장애인 여행 활성화를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같이 참가하는 등 과외 활동도 함께 했다. 또한 이들의 아름다운 동행은 방송 뉴스와 다큐 프로그램으로 소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졸업식에서 “서로 떨어져 교사로서 근무하게 됐지만 장애인당사자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김하은 학생이 22일 대구대 사범대 강당에서 열린 ‘2018년 전기사범대학 학위 수여식’에서 총장 모범상을 받고 있다. ⓒ박종태

설진희 학생이 22일 대구대 사범대 강당에서 열린 ‘2018년 전기사범대학 학위 수여식’에서 총장 모범상을 받고 있다.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