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화언어법’이 지난해 8월, ‘점자법’이 올해 5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시·청각 장애인의 특수 문자·언어가 공식적인 문자·언어로 인정된 만큼, 앞으로 수화언어와 점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수화언어’와 ‘점자'를 2회에 걸쳐 소개한다. 두 번째로 점자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 살펴봤다.

■점자란?=점자는 볼록 튀어나온 점들로 각 글자를 나타냄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촉각을 통해 읽고 쓸 수 있는 문자체계이다. 점자에도 구두점이 있으며 글자 여러 개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도 하다.

점자는 손을 각 줄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면서 읽게 되어있다. 읽을 때 주로 양손이 사용되는데, 이때 주로 검지로 읽는다. 점자를 통해 시각장애인은 적혀있는 글을 공부하고 복습할 수 있다. 그들은 또한 철자, 구두점, 문단, 각주 등 다양한 글쓰기 규칙들에 대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시각장애인은 점자를 통해 취미나 교육을 위한 독서, 재무제표, 그리고 식당 메뉴 등 넓은 범위의 자료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성인이라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각종 계약서, 규정집, 보험정책, 안내 책자 및 요리책 등 또한 중요할 것이다. 시각장애인들도 악보, 찬송가, 카드놀이 및 보드게임 등을 점자를 통해 접함으로써 취미생활을 하며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가 있다.

수년간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다양한 방법이 시도되었는데, 그 중 대다수가 인쇄된 글자를 그대로 볼록하게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 위해 만들어진 글자를 따라하는 것보다, 손가락 끝으로 읽기 위해 만들어진 글자인 점자가 더 합리적인 순서와 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점자 체계가 더욱 잘 받아들여졌다.

‘야간 문자’라고도 알려져 있는 샤를 바르비에의 점자표 ⓒ http://www.historytoday.com

■샤를 바르비에(Charles Barbier)의 ‘야간 문자'=점자의 역사는 180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으로 일하던 샤를 바르비에(Charles Barbier)는 군인들이 밤에도 안전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야간 문자(Night Writing)’라는 독특한 매개체를 만들었다.

베테랑 군인이 된 바르비에는, 날이 어두워진 후에 전투용 쪽지를 읽기 위해 등불을 밝혔다가 죽임을 당한 군사들을 여럿 보았다. 등불에서 나오는 빛이 상대 전투 부대에게 프랑스군의 위치를 알려주게 되는 바람에 많은 군인들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바르비에는 가로 2개, 세로 6개의 총 12개의 볼록한 점으로 한 칸을 이루는 ‘야간 문자’ 체계를 만들었다. 칸 안에 있는 각 점 혹은 점들의 조합이 각 글자나 음절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 군사 부호의 문제점은 사람의 손가락 끝으로 모든 점들을 단번에 느끼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브라유가 체계적으로 개발한 볼록한 점들의 체계는 오늘날 ‘브라유’ 점자로 쓰이고 있다. ⓒ http://www.brailleworks.com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의 발명=루이 브라유는 1809년 1월 4일, 프랑스 남부 쿠브레(Coupvray)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주 어릴 적에 아버지의 송곳으로 자신의 눈을 찌르는 사고로 시각장애를 입게 되었다. 브라유의 아버지는 가죽 세공인으로서, 그가 만드는 가죽제품에 송곳을 이용하여 구멍을 뚫었던 것이다.

브라유가 열한 살이 되었을 무렵, 그는 샤를 바르비에의 ‘야간 문자’를 인상 깊게 보았고, 그와 같은 시각장애아동들을 위해 효과적인 점형 체계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일 년 전에 파리국립시각장애인학교(National Institute of the Blind in Paris)에 입학했던 그는, 이후 9년 동안 볼록한 점들의 체계를 개발하고 다듬는 데 힘썼다. 이는 그의 이름을 본떠 오늘날의 ‘브라유 점자’가 되었다(영어로는 ‘점자’를 ‘브라유(Braille)’라고 일컫는다-편집자 주).

브라유의 작업을 통해 이제 점자는 한 칸에 12개가 아닌 6개의 점으로 구성되었다. 이 개선점은 굉장히 중요한 점이었는데, 손가락 끝으로 한 칸을 단번에 인지할 수 있었고, 이 칸에서 다음 칸으로 재빨리 넘어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브라유 점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형 문자 체계의 근본이 되는 형태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오늘날 그가 고안한 체계의 기본 형태는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브라유 점형 체계에서 약간의 수정이 더해졌는데, 특히 한 언어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들을 상징하는 약자 점자(contractions)가 그것이다. 약자 점자는 점자를 빨리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점자책의 두께를 줄여주었다.

브라유는 1853년, 43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1년 후, 프랑스는 브라유 점자를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식 문자로 채택했다. 몇 년 뒤인 1860년에는 브라유 점자가 미국으로 건너가, 세인트 루이스(St. Louis)의 미주리시각장애인학교(The Missouri School for the Blind)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영어의 다양한 약자 점자 ⓒ http://www.acb.org

■브라유가 남긴 유산으로 수백만 명이 혜택을 누리다=루이 브라유의 유산은 수백만 명의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일깨워주었다. 오늘날 전 세계 시각장애인들은 브라유가 남긴 점자의 혜택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브라유 점자는 전 세계의 많은 다른 언어로도 바꾸어 표기되고 있다. 루이 브라유는 그의 창조물이 수십 년간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문해력을 전해주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자랑스러울까?

■점자의 여러 종류

- 1종 점자: 26개의 표준 알파벳 문자(영어 기준)와 구두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것은 ‘정자 점자’라고도 하며, 점자를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사람들이 주로 사용한다.

- 2종 점자: 26개의 표준 알파벳 문자와 구두점, 그리고 약자 점자로 구성되어 있다. 약자 점자는 점자로 된 페이지가 일반적으로 인쇄되는 페이지 보다 훨씬 양이 많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절약하기 위해 사용된다. 책, 공공장소에서의 표지판, 메뉴 및 대다수의 점자들이 이 2단계 점자로 쓰여 있다. 약자 점자는 점자를 읽고 쓰는 것을 훨씬 빨리 할 수 있게 한다.

- 3종 점자: 3종 점자는 개인적인 편지나 일기 및 노트에서만 사용된다. 긴 단어들을 글자 몇 개로 줄이는 등 일종의 속기와 같다. 이 점자는 음악이나 수학 및 과학적 부호를 표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 출처: https://brailleworks.com

※ 이글은 인천전략이행 기금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외협력부 이정혜 대리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인천전략’은 아‧태지역에 거주하는 6억 5천만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2022)의 행동목표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인천전략사무국으로서 국제기구협력사업, 개도국 장애인 지원 사업, 연수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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