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 졸업생인 강복원씨는 18일 "산에서 밭일을 하는 등 노예처럼 지냈다"며 인화학교에서 지냈던 경험을 토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과거 인화학교 학생들이 교사의 요구로 오물을 만지는 등 노예같은 삶을 살았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광주 인화학교 졸업생이자 전 동문회장이었던 청각장애인 강복원씨는 1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인화학교 사건해결과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도 똑같이 인간답게 평등하게 대우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여태까지 한번도 일반인과 같은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강씨는 "1965년 인화학교에 입학해 1997년 졸업했다. (학교를 다니면서) 경험한 일을 말한다면 당시 우리는 산에서 밭일을 하는 등 노예처럼 지냈다"며 "어디에 신고조차 할 수 없었다. 신고할 방법도 몰랐고, 그저 상처입은채 살아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강씨는 "어느 날은 선생님이 반지를 (화장실에) 빠트려 잃어버리고선 '너가 가져갔냐'고 해, 화장실에 있는 오물을 하나하나 만져서 그 반지를 찾아내야 했던 적도 있었다"며 끔찍했던 학교 생활을 설명했다.

강씨는 "우리는 교육에 있어서도 제대로 배운적이 없다. 선생님은 수화를 사용하지 않은채 말로만 설명했다. 청각장애인이 입모양만 보고 (공부를) 배우는 건 하늘에 별따기처럼 너무 어려웠다"며 "학교에서 수화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한글도 청각장애인협회 등을 통해 배울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강씨는 "청각장애인의 차별은 우리가 보여주지 않는 한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목소리로 대화할 수 있지만 우린 제대로 대화할 수도, 편하게 살 수도 없다"며 "청각장애인은 (남들에겐) 보이지 않는 그늘 속에 있다"며 타 장애유형보다도 심각한 차별을 겪는 청각장애인의 현실에 울분을 토했다.

마지막으로 강씨는 "장애인의 특성 하나하나를 보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도움을 주면 좋겠다.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광주인화학교 사건의 실태와 해결방안 발표와 함께 사회복지사업법의 개정방향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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