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관람하는 장애인들. ⓒ박준규

지난달 27일 가평체육관에서 열린 ‘제4회 가평 장애인 어울림 한마당’ 행사가 끝난 후 곳곳에서 불만의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가평군지역사회복지협의체(위원장 김인규)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관내 시설·단체의 장애인들을 위한 연중행사다. 하지만 회가 거듭 되도 장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관람 위주의 행사 또는 일회성 생색내기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이번 행사 역시 관내 장애인들은 한 장소에 모여 주최 측에서 마련한 축하공연을 보고 기본적인 레크리에이션 몇 개만 참여하다 끝났다고, 이에 일부 장애인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날 행사를 지켜 본 김(남·지체장애) 모씨는 “장애인의 날 행사에 우리 장애인들이 참여할 프로그램이 왜 없나? 먼 거리까지 힘들게 왔는데 우리가 무슨 행사 들러리도 아니고 착잡할 따름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가평군은 1개 읍, 5개 면, 126개 동·리로 구분돼 있고 인구 6만에 장애인 등록 수는 5000여명에 달한다. 때문에 관내 지역이라도 2시간 가까이 이동해야하는 곳도 존재해 장애인들이 이동하기엔 쉽지만은 않은 거리다.

더욱이 주최 측에서는 장애인들의 이동수단조차 준비하지 않았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져 장애인들에게 실망감도 안겼다. 즉, 행사만 준비하고 관내 장애인들이 행사장까지 이동할 수 있는 차량을 준비하지 못한 것.

이에 한 장애인단체 직원이 문제를 제기하자 주최 측 관계자는 잘못을 인정하고 다음부터는 참고해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단체·시설에 입소한 장애인이 아닌 일반 장애인들은 마을 유치원버스나 개인 승합차들을 급조해 참여하는 등 불편을 겪었고, 이런 이유로 점심만 먹고 차편이 되면 바로 귀가하는 장애인단체 및 개인 장애인들도 있었다.

특히 재가 장애인들은 이번 행사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주최 측에서의 홍보부족으로 나타난 문제로서 행사를 알리는 방법에 있어서도 성의 없는 업무처리를 했다는 눈총도 받고 있다.

실제로 행사여부를 공식적으로 알린 곳은 장애인시설·단체 등 5개소이고 이곳에서 참여한 인원은 장애인과 보호자를 합해 240여명이었다. 이 인원수면 가평군에 등록된 5천여 명의 장애인들 중 5% 미만이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휠체어를 타고 남의 도움으로 공굴리기를 하고 있다. ⓒ박준규

장애인에 맞춤 프로그램 없어

이번 행사가 생색내기 행사 아니냐는 불만을 산 또 다른 이유는 장애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것. 즉, 장애종류에 무관하게 일관된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한 것이 화근이었다.

공굴리기, 줄다리기, 춤추기, 튜브 허리에 메고 줄다리기와 같은 레크리에이션은 휠체어이용 장애인이나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는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거나 남의 도움으로 게임을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이 게임할 때 해당 장애인들은 응원밖엔 할 수 없었다. 이런 이유도 장애인들이 조기 귀가하는데 한 몫 했다.

이에 장애인 당사자들은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며 또 한 번 아쉬워했다.

“우리는 우리만의 맞춤 프로그램을 갖고 싶다. 장애종류에 맞는 사람들 끼리 모여 회의를 한다든지 장애에 맞는 게임을 한다든지, 나아가 우리들만의 장기자랑을 하는 차별성 있는 프로그램으로 장애인어울림한마당을 즐기고 싶다. 단순히 주최 측에서 마련한 프로그램을 관람하는 관객이 아니게 말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주최 측인 가평군지역사회복지협의체와 협의체장애인분과는 행사를 마련하기 전부터 나아가 연중행사가 아닌 정기적으로 관내장애인들과 교류를 통해 그들이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행사 때 그 프로그램들을 위주로 진행해야할 것”이라고 가평장애인들은 입을 모았다.

*박준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가평IL센터 PMN뉴스에서 취재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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