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조속한 자립생활 예산 집행’ 촉구의 내용이 들어 있는 피켓. ⓒ에이블뉴스

“제발 밤마다 체위 변경을 하지 못해 욕창에 시달리며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이 없게, 쌀통에 쌀이 있어도 밥통에 밥이 있어도 먹여줄 사람이 없어 끼니를 굶는 일이 없게 해 달라.”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회장 김동희, 이하 서자연),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회장 최용기, 이하 서자협)는 20일 오후 1시 서울시청 별관 다산콜센터 앞에서 지역 장애인 70여명이 자리한 가운데 ‘서울시 장애인 자립생활예산 집행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울시장 개인의 정치적 이유로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 200억원, 중증장애인자립생활지원 42억원 등 서울시의회에서 증액돼 통과된 자립생활 예산의 집행을 유보하고 있다”면서 “장애인이 따뜻한 밥 한 끼를 제대로 먹으려는 게 ‘복지 포플리즘 인지,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어울려 지역에서 살고자 하는 게 특정 이해집단을 위한 특혜 및 선심성 예산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이견이 있는 사안이 있다면 그것만을 가지고 따로 조정할 일”이라며 “약자의 생명줄을 놓고, 그것을 연계해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는 것은 큰 뜻을 펼치려는 자의 자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더 이상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식으로 장애인의 삶을 유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서울시는 시의회에서 통과된 대로 증액된 장애인자립생활 관련 예산을 즉각 집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 김동희 회장은 “활동보조서비스를 7.7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리기 위해 시의회에서 200억원이 증액돼 통과됐다”면서 “서울시는 장애인들의 생존권이 달린 이 예산을 반드시 집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용기 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시절 활동보조서비스에 대해 ‘장애인의 권리’라고 말한 적이 있고, 국민참여당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도 복지부장관 시절 ‘헌법적 권리’라고 이야기 했다”면서 “자립생활 예산은 선심성 예산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지지발언에 나선 민주당 이상호 서울시의원은 “예산 집행에 실패하면 여러분은 비극적인 삶을 살 수 밖에 없다. 목숨을 걸고 예산 집행을 이끌어내야 한다”면서 “올해 꼭 예산이 집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서자연과 서자협은 기자회견 후 서울시 복지건강본부장, 부시장, 시장 등 책임 있는 사람과의 면담이 불발됨에 따라 재차 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추운 날씨에도 ‘서울시 장애인 자립생활예산 집행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애인들이 투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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